평택항 관계자들과 충분한 협의를

제15차 한중해운회담에서 평택-청도, 평택-위해 카페리항로의 추가 개설이 합의됐다. 군산-석도항로 개설도 합의됐지만 역시 관심을 끄는 것은 평택항과 중국항만간에 2개의 신규 카페리항로를 개설하기로 한 것이다.

평택항 관련 2개 항로 개설이 합의되는 과정에서 관련 사업자들은 일희일비했다. 처음에는 '준비되는 순번대로 투입을 허용하겠다'는 쪽으로 알려졌다가 마지막에는 '평택항의 사정과 CIQ 능력 등을 감안하여 투입하겠다'는 내용으로 바뀌면서 사업자간에 희비가 교차한 것이다. 그만큼 그 경쟁과정은 치열했고 또한 앞으로의 경쟁도 대단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명쾌한 결론이 아니라서 아쉽기는 하지만 평택항 관련 2개 항로를 허가하기로 한 것은 당국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회담장 현장에서 한국대표단의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이번 결정이 결코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문해남 대표는 회담에 임하기 전에 평택항을 직접 둘러보고 2개 카페리항로 추가 개설시 항만이 수용가능한지를 충분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한층 신뢰가 가는 측면이 있다. 회담관계자들의 노고를 기억해 두었으면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평택항의 여건을 충분히 감안해 어떻게 하면 이용하기 편리한 한중간 카페리항로를 개설해 나갈 것이냐 하는 점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평택항의 국제여객부두 사정이 좋지 않아서 동시에 2개 항로가 개설된다면 자동차선부두(동부두 2, 3번 선석)까지 이용해야할 판이다.

현재 평택항 국제여객부두는 사정상 1개 카페리의 추가기항이 가능은 하지만 부두이용 시간을 맞추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선부두이용은 컨테이너 양적양하에 크레인을 사용해야하고 승객들을 셔틀버스로 운송해야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한다. 이번에 개설이 합의된 평택항 관련 2개 항로 사업자들이 국제여객부두를 이용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평택항에서 어떤 항로를 먼저 개설할 것인가 하는 점은 이해 관계가 있는 사업자들의 얘기를 들을 것이 아니라 제3자의 입장인 한중객화선사협회나 평택항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해양수산부 독자적인 판단도 필요하겠지만 자칫 외압을 받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업계와 항만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신규 카페리의 취항 순번을 정해야할 것이다.

사실 평택-청도, 평택-위해항로의 사업성은 아직은 확신할 수가 없다. 더구나 최근의 고유가는 카페리 사업자들을 더 힘들게 옥죄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자들은 이에 따른 충분한 대비를 하여 사업에 임해야하고 지나친 경쟁으로 자기발등을 찍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업자들간에 페어 플레이와 동업자로서의 아름다운 양보와 협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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