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터지는 해양사고>

안전의식 결핍인가 기강해이인가

  왜 자꾸 이러는가? 정권말기 현상인가 아니면 안전의식의 부족 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기강 해이 때문인가. 연달아 컨테이너부두의 갠트리크레인 파손 사고가 나더니 이번에는 1만톤이 넘는 기름이 유출되는 대형 해양오염사고까지 터지고 말았다. 어딘가 나사가 풀려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요즈음의 현실이다.

  지난 10월 20일 발생한 광양항 3-1단계 갠트리크레인 추락사고는 아직까지도 원인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크레인을 제작한 중국측에서는 미국회사에 연구 용역하여 결론이 내려진 것을 바탕으로 사고원인을 주장하지만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측에서는 제작사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사고의 경우 조금만 작업자가 주의를 기울이고 좀 더 세밀하게 기계를 관찰했더라면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 정도를 줄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계나 부속의 결함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지만 종사자의 과실도 일부 포함된 부분적인 人災사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5일 터진 부산항 신선대부두의 컨테이너선의 갠트리크레인 추돌사고는 그야말로 인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신선대 부두 4번선석의 갠트리크레인 2기를 못 쓰게 만들어 버린 이 사고는 도선사가 컨테이너선에 승선하고 있는 상태에서 일어났으므로 사람에 의한 과실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12월 7일 아침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터진 유조선과 부선의 충돌사고는 가히 충격적이다. 유조선 탱크 3개에서 이미 1만톤이 넘는 원유가 흘러나와 바다를 오염시킨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장비가 낡은 예인선으로 3000톤까지를 들어올릴 수 있는 거대한 크레인이 실려 있는 艀船을 끌고가다가 줄이 끊어져 하필이면 그 부선이 14만톤급의 대형 유조선을 박아버렸다는 이야기다. 위험화물을 운반하는 선박이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것과 그 주변에서는 더욱 철저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남겨주는 사건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모든 것들은 한마디로 人災에 해당하며 안전의식의 결핍에 기인하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자가 좀더 주의를 하고,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작업에 임했더라면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도 있었던 사건들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우리는 해상과 연안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이 좀더 책임감과 열의를 갖고 근무에 충실해 달라는 당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관련기업들이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이나 근무 환경 개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당국의 안전에 대한 안이한 생각과 느슨한 관리,  전문지식의 결핍 등도 문제이다. 12월 7일의 열린 해양수산부 브리핑에서도 이번 대형 유류오염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는 관계자들이 없었다. 이 오염사고에 있어서 줄이 끊어져 문제를 발생시킨 예인선과 부선의 소유 혹은 운항관계가 어떻게 되고, 관할 관청은 어디이며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지방해양수산청에 물어봐도 관할권이 있는지 없는지, 예선이 어떤 형태로 운항되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으니 대형사고가 난 것도 희한한 일만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남들이 안보는 사이 적당히, 자기네들끼리만 마음대로 작업한 결과가 사고로 연결된 것이니 이번 대형 오염사고에 대해 변명할 여지도 없을 것이다.
 
  매번 되풀이 하는 얘기이지만 官이고 民이고 안전의식을 획기적으로 제고 시키지 않으면  대형사고는 언제든지 또 일어난다. 종사자들이나 경영자가 안전은 무시한 채 무리를 하게 되면 안전사고는 끊이지를 않을 것이다. 근무자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의 목숨까지도 걸린 문제이니 안전을 가장 먼저 고려하며 작업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최근 계속되는 안전사고들은 우리에게 겸손한 자세로 안전확보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메세지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 한국해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