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 발주취소사태 해운·조선 호황은 계속된다"

▲ 유찬열 코리아쌀베지 대표이사

-유찬열 코리아쌀베지㈜ 대표이사
(전 한국해양대학교 해사수송과학부 겸임교수)

140억 달러(14조원) 상당의 신조선 발주가 취소되거나 인도가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연간 수익의 94%에 달하는 액수이다. 발주 취소나 인도지연이 불러올 여파는 어마어마한데 이 후폭풍이 조선업계와 해운업계들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알아본다.

해상운임의 강세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선 붐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 경색문제와 격돌하면서 해상운임 하락에 대한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미국 Fortis의 해운업 금융부문의 부장인 Tobias Backer는 Credit market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은행들이 더 많은 deposit을 요구하고, 융자기간을 짧게 주는 사태가 생겨나면서 선박 수주 취소나 선박인도 지연사태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약 250척(전체 수주량의 10%)의 선박 발주취소와 인도지연이 가져오는 여파는 크다.

중국과 인도의 soybean, 석탄 등 화물 운송 수요가 많아지면서 해상운임은 엄청나게 상승하였다. 원래 예상대로라면 추후 3년간 건조될 2561척의 신조선이 나오면 56%의 운임하락이 예상되었다. 그러나 현재 실정으로 볼 때 계획된 만큼의 배가 인도되기 힘들고, 이로 인해 해상운임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오히려 발주취소나 인도지연이 가져 올 결과는 운임을 올라가게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뉴욕에 있는 세계적인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인 Cantor Fitzgerald의 Natasha Boyden 애널리스트는 "수주 취소로 인한 운임강세가 강력히 예측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예상보다 적은 수의 신조선박들이 인도되면서 Freight rates는 올라가고 있다. Freight rates를 계산하는 Baltic Dry Index에 의하면 작년의 Freight rate는 발주취소나 인도지연에 의하여 선박 건조가 약 21% 떨어진 것을 이유로(Lloyd's Registry Fairplay data) 58% 인상되었다.

지난해 6월 3230억 달러(323조)에 육박하는 선박수주량이 서브프라임사태로 인해 신용경색이 유발되었고 이로 인해 선박 수주량과 선박운임지수 하락에 대한 예상이 크게 빗나가게 되었다. 더구나 강재 가격이 지난 1월에 비해 47% 상승한 점과 선박엔진 및 갑판크레인 등 기기의 공급부족은 중소형 조선소의 장래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되고 있다.

뉴욕 Eagle Bulk Shipping Inc.의 Chief Executive인 Sophocles Zoullas씨는 지난 4월 말에 중국과 한국의 조선소들을 순회하면서 이들 조선소서 약 100건의 수주취소가 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는 1800만톤의 석탄을 운반할 수 있는 선복량과 맞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선박금융 악화 신조발주 취소
Jinhui Holdings Ltd.란 홍콩 주재 해운회사는 400만 달러의 페널티를 물면서까지 지난 1월 2척의 선박 발주를 취소했다. Fortis의 Tobias Becker씨는 "해운회사가 400만 달러의 페널티를 지불하면서까지 발주 취소를 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예는 신용경색이 더욱 더 심화되어 소형 해운회사들이 보유 선박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주게 될 것이고 그리스 아테네의 DryShips Inc.나 뉴욕의 Genco Shipping & Trading Ltd.와 같은 중대형 해운회사에도 운송비용이 더 비싸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1년전만해도 은행들은 선가의 80%까지 financing을 해 주었고, 12~15년까지의 loan기간을 주었지만 현재는 65% 이하 그것도 10년을 넘지 않는 조건에서 금융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Libor+1% 금리로 금융을 이용하던 우량고객들 마저도 훨씬 많은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만약 은행이나 다른 금융 쪽과 거래가 없거나 credit quality가 낮은 해운회사일 경우 이보다 더 많은 액수를 지불해야 한다.

뉴욕 Dahlman Rose & Co.의 Omar Nokta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현재 많은 량의 발주를 한 여러 해운회사들이 금융문제로 한발짝씩 물러서는 것을 많이 보고 있다. 그러나 큰 해운회사들은 아직 financing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DryShips Inc.의 Chief Executive인 George Economou씨는 지난 4월 "우리의 payments 액수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나 아직도 신용등급이 높은 큰 해운회사들은 원하는 financing term에 근접한 deal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신규업체나 금융을 얻어서 시작하려는 회사들에겐 정말 어려운 실정이다"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Eagle Bulk Shipping Inc.의 Chief Executive인 Sophocles Zoullas씨는 "현재 적어도 4년을 기다려야 main engine을 구할 수 있고, 2년 이상을 기다려야 디젤 generator와 hatch cover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Canter Fitzgerald의 Boyden씨는 "중국의 전체 조선 수주량의 20% 정도를 후발 신규 조선소들이 건조할 계획이며 그들이 과연 financing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힘들다면 이 수주들은 취소 될 것이고 이는 해상운임의 상승을 더욱 야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해운회사의 이익률 큰 폭 상승
해상운임의 상승으로 인한 해운 회사들의 이익률에 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의 slowdown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원자재 수송 물동량 증가로 해운회사들은 큰 이익률을 기록했다. 작년의 S&P 500 Index는 7.8% loss인 반면에, Bloomberg Dry Ships Index에 올라있는 12개의 해운 회사는 작년만 69%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Global economy 악화에도 불구하고 해운업만은 호황이었고 이익을 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지난해 STX팬오션은 62%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DryShips Inc.는 2배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이와 같은 해운 회사들의 높은 이익률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다뤘던 금융 경색문제가 크게 이바지하는 것은 확연한 사실이고, 추가적으로 2가지 요소가 존재한다.

우선 중국이 필요로 하는 엄청난 양의 석탄이다. 최근 보도된 기사에서 말하기를 중국의 32개 화력 발전소가 석탄부족으로 인해 가동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석탄 양은 현재 8일정도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에겐 석탄이 '검은 금'인 셈이다. 이러한 석탄부족을 완화하기 위하여 중국은 석탄재고를 늘려야만 하고 곧 있을 올림픽 전까지 전기공급 문제가 없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 내 제철업계도 석탄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의 석탄 생산만으로는 모든 수요를 만족시키기 힘든 현실 때문에 브라질로부터의 석탄 수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며 이로 인해 선박 수송 물동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중국에 일어난 큰 지진도 해운회사들에겐 희소식이다. Canter Fitzgerald의 Boyden은 "현재 중국 내륙 교통수단의 마비로 연안의 선박들이 화물수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모든 dry cargo 선박들(대형선박 포함)의 용선료의 상승을 야기한다. 또한 지진 피해를 복구해야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양의 시멘트와 철근이 필요 시 되고 이와 같은 자재들은 dry-bulk carrier 에 의해 운송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조선소의 크레인 사고
며칠 전 중국 최대 조선회사인 후동중화조선의 600톤급 골리앗 크레인 2기가 붕괴된 사고는 조선 및 해운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의 로이드 선박해운 분석업체에 따르면 크레인 복구작업으로 최소 6개월 이상 정상적인 조업이 불가능해 후동중화조선이 수주한 103척의 벌크선 및 컨테이너선의 납기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동중화조선은 중국 최대 조선소로 수주실적으로 세계 11위에 해당하며 중국 조선소 최초로 LNG 선을 건조했고 8000teu급의 컨테이너선도 건조한 중국 최고의 기술수준을 자랑하는 업체이다.

금융경색 문제, 중국 석탄 공급문제, 중국의 지진 그리고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 사고, 이상 4가지 요소들은 조선 및 해운업계에 희소식임이 틀림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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