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의 21세기판 국·공 합작 무대
양안경제권 물류기지로 비상 꿈꾼다

푸저우(福州)항은 상해항과 홍콩항에서 각각 420해리 정도 떨어져 있는 남중국 해안선의 중심점에 위치한 항만이다. 항만이 위치한 푸저우시는 푸지엔성 정부 소재지임과 동시에 대만의 타이페이시와 마주보고 있다. 최근 중국과 대만간의 새로운 데탕트 관계가 성립되면서  양안간 정치·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는 분위기이다. 이로 인해 푸저우항은 앞으로 구체화될  해협양안경제권의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말해 지금까지 해협남단의 샤먼항과 카오슝항에 치우쳐 왔던 양안물류시장에 푸저우항이 새로운 축으로 등장한다는 얘기다. 굳이 정치적 긴장완화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하천항만이란 제약을 뛰어넘고자 하는 항만 당국의 시설확장 프로젝트는 푸저우항을 남중국 해상운송의 새로운 간선 기항지로 탈바꿈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상해물류연구센터의 진단이다.

선석의 대부분 민강유역에 위치
푸저우항의 선석은 주로 민강에 배치돼 있다. 민강 유역에는 타이쟝, 마웨이, 처우동, 칭저우, 양위, 송먼, 챵안, 랑치, 관터우 등의 터미널이 있다. 이들 터미널에서는 대만을 왕래하는 여객선부두, 에너지원, 건설자재, 근해운항 컨테이너선, 기타 벌크 부두가 있다. 총 57선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하역능력은 2420만톤 정도다. 하천에 부두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푸저우항은 현재까지 소형선 위주의 선석으로 구성돼 있다. 푸저우항은 2007년 말 기준으로 총 142선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만톤급 이상의 선박이 기항할 수 있는 부두는 컨테이너 전용 5선석을 포함해 32선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접안 가능한 최대 선형은 10만톤급 컨테이너선인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푸저우항은 6433만톤의 화물을 처리함으로써 중국 항만물동량 서열 14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2007년 물동량은 2006년 처리량에 비해 37% 감소했는데 이는 2007년부터 중국당국이 모래채취를 규제하면서 모래 및 석재 수출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푸저우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120만teu로 중국 컨테이너항만 물동량 기준 13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푸저우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은 2006년에 비해 18.8%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강 탈출, 남북양익'의 확장 추진
푸저우항의 선석 대부분이 위치한 민강유역 부두는 오랫동안 푸저우시 경제발전의 젖줄 역할을 해왔으나, 선박의 대형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역할의 한계를 노정하기 시작했다. 이에 푸저우시는 뤄위앤만, 푸칭만, 싱화만 등에 현대적인 터미널을 건설함으로써, 선석 대형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민강 탈출, 남북양익(南北兩翼)'이란 기본 방향하에 푸저우항을 하천터미널에서 외해(外海)터미널로 전환시키는 사업으로 북으로 뤄위앤만 터미널, 남으로 송샤터미널과 쟝인터미널 건설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지난해 푸저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한 데에는 싱화만 쟝인반도에 새로 개장된 푸저우국제컨테이너터미널(FICT)의 처리량이 급증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FICT는 2007년 29만teu를 처리함으로써 전년대비 4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동안 푸저우항의 컨테이너 화물은 민강 유역의 푸저우-칭저우컨테이너터미널(FQCT)과 푸저우-아오펑컨테이너터미널(FACT)에서 처리돼 왔다. 하지만 FICT가 개장함으로써 현재 수출입 컨테이너화물은 민강유역에서 쟝인반도의 FICT로 이전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민강유역의 FQCT나 FACT는 중국 국내 컨테이너화물과 근해지역 수출입화물을 담당하게 돼 그 역할에 있어 대대적인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FICT, '컨'물동량 증가 견인차 역할
민강유역 FQCT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 2001년 11월 푸저우항무집단이 PSA 인터내셔널, Pacific Industry Development Co., Fuqing Port Development & Construction 등과 합작해 설립한 FICT는 쟝인반도에 2007년까지 1,2,3번 선석을 완공했다. 올해 12월 4,5번 선석을 완공할 예정이며 이에따라 FICT는 연말을 기준으로 200만teu의 처리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FICT의 또다른 경쟁우위 요소는 터미널이 입지한 위치이다. 쟝인반도는 푸저우시 남단에 위치하며 대만의 타이중시와 마주보고 있다. 따라서 FICT는 대만북부의 지륭항을 마주보는 민강 유역의 FQCT나 대만남부의 카오슝항을 마주보는 샤먼항에 비해 대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전략적인 위치에 터미널을 운영하게 됐다.

푸저우시는 이러한 입지가치를 지닌 쟝인반도에 종합항만인 푸저우신항을 건설하고 있다. 특히 이 신항만에는 대단위 컨테이너부두를 건설해 FQCT의 하천물류시대를 마감하고 해상컨테이너물류기지를 구축한다는 복안을 마련했다. 2004년 기본계획이 확정된 푸저우항 개발 및 발전 기본계획은 중국의 11차 5개년계획에 반영돼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25개 선석의 건설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들 선석이 모두 건설되면 연간 하역능력이 3723만톤 증가되며, 컨테이너 하역능력도 134만teu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2010년 푸저우항의 전체물동량은 1억톤에 달하고, 컨테이너하역능력도 200만teu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푸저우시는 지도급 인사가 팀장으로 참여하는 '푸저우항 건설·개발팀'을 구성, 현재 구역별 항만건설의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함께 푸저우항 당국은 항만 확장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과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외국자본 및 기업의 항만 건설·경영을 장려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PSA사는 FQCT와 FICT에 투자는 물론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푸저우항의 항만확장과 관련, 최종 세부계획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그 일부내용은 이미 2006년부터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푸저우항 당국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2년 동안 총 28억 5000만위안(약 4420억원)을 투자해 심수부두 9선석을 건설했다. 특히 2007년에는 6선석을 추가로 건설함으로써 연간 하역능력을 1194만톤(51만teu 포함) 증대시켰다. 당국은 올해에도 13억위안을 투자해 5만톤급 이상 대형부두 14선석을 건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푸저우항 확장사업을 구역별로 살펴보면 러위앤만에 석탄, 철광석 등 벌크화물의 보관 및 환적기지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당국은 이를 위해 러위앤만 북안에 15만톤급 선석과 30만 톤급 선석을 건설할 예정이다. 러위앤만의 비리터미널에는 3710m의 안벽에 2~5만톤급 9선석을 건설하고, 남안에 위치한 커먼터미널에는 총안벽길이 5000m의 3~5만톤급 16~18 선석을 건설할 계획이다.

푸칭만의 북안에 위치한 송샤터미널은 인접한 창러시의 임해공단과 푸칭시투자구의 물류기지 역할을 수행할 예정으로 개발계획을 잡았다. 푸저우항무국은 송샤터민렁에 4290m 안벽18선석을 건설할 예정이며, 3·5·7만톤급 3선석은 이미 건설이 완료된 상태다. 인접한 배후단지에서 생산된 양식 및 가공식품 기지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쟝인신항 27선석의 종합항만으로 육성
싱화만의 쟝인신항은 동아시아에서 유럽과 북미로 연결되는 간선항로로부터 24해리밖에 떨어지지 않은 양호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푸저우에서 샤먼으로 연결되는 철로의 지선과 고속도로의 지선이 터미널에 직접 들어오기 때문에 육상연계운송이 편리한 위치다. 푸저우항무국은 이 신항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석 13선석과 석유화학부두 4선석, 그리고 벌크부두 10선석 등 종합 항만을 건설할 예정이다.

올해 대만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면서 해협양안 협력이 눈에 띄게 가시화되고 있다. 임종관 KMI 상해물류연구센터장은 "푸지엔성에 대한 대만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홍콩-광동성 경제권에 필적할 만한 '해협양안경제권'이 태동할 수 있다"며 해협의 중심에 위치한 푸저우항의 잠재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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