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로 가는 근거없는 악소문>
  악성루머 확대 재생산 뿌리를 뽑자

  부도가 났다고 소문이 난 부산의 한 해운주선업체(포워딩회사)는 지금도 아주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역시 위기에 몰려 선박이 압류되었다고 소문이 났던 모 카페리회사도 아무런 문제없이 바쁜 일손들을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잘 돌아가고 있는 회사에 대해 흑색선전과 악성루머를 퍼트리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근해항로에 취항중인 국적선사 가운데 규모가 상당히 큰 3개사가 경영사정이 악화되어 조만간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소문이 나는 바람에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상시 같으면 이러한 엉뚱한 소문들은 씨알도 안먹힐 일이지만 요즈음은 하도 어수선한 상황이다보니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 1-2위 하는 업체가 쓰러진다”고 해도 그럴 듯 하게 들리는 어지러운 판세인 까닭이다.  

 근해항로의 뜬 소문에는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선사들이 개입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악의적인 소문으로 잘 나가는 회사들을 흠집냄으로써 편익을 취해보자는 심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에 일부 우리나라 선사들까지도 부화뇌동하여 소문을 부풀리게 되니 소문은 겉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것이다. 아무런 잘 못도 없이 루머에 희생되어 그러지 않아도 험로를 헤메고 있는 회사들이 더욱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정말 안쓰러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악성루머로 시달리는 회사들은 오히려 경영 상황이 다른 회사들보다 나은 회사들이대부분이다. 업계 1-2위를 달리거나 최근에 급성장하여 남들의 부러움을 샀던 회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정황만을 놓고 봐도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파 하는 못된 습성’이 일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잘 나가던 회사들도 어려운데 우리가 어려운 것은 별 것이 아니다"라고 연막을 치고 싶은 심리가 포함되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여하튼 어떤 상황과 어떠한 이유로 루머가 증폭이 되든 당사자들의 피해는 물론 해운업계 전체의 피해도 심각하다는 점에서 정말 철저하게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일단 루머에 시달리게 되면 이를 타개할 대책은 마땅한 것이 없다. 아니라고 강력하게 부인하고 손사래를 칠수록 의심은 더욱 커져가고, 아예 무시하고 외면한다고 해도 더더욱 의혹을 증폭시킬 뿐이다. 앞에서 예를 든 부산의 한 포워딩회사의 경우는 적극적인 해명과 함께 직원들에게 특별 보너스로 상당한 액수를 지급하고서야 겨우 진정이 되었다고 한다. 한푼을 아껴야 하는 비상시국에 엉뚱하게 터져나온 루머를 방어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심정은 어떻할지 짐작이 갈 것이다.
 
  최근 국적 외항선사 최고경영자들 가운데는 ‘남의 회사 얘기를 외부로 옮기지 말 것’을 경영지침으로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쓸데 없는 소문에 부화뇌동하여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업계의 단결을 해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국적선사들의 경영과 외항해운 전체에 피해만 입힐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부 해운중개업체에서도 나쁜 소문을 차단하고 악성루머를 근절시키는 일에 앞장을 서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마음 든든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의 해운 불황은  그 근원이 세계 경제의 침체, 세계 금융 위기에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떠한 해운업체이건 연관이 되어지지 않은 곳은 한 곳도 없다. 특히 부정기선사들의 경우는 용선 체인으로 서로 얽혀 있는 관계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들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선사의 문제 발생이 곧바로 자신의 피해로 돌아오는 상황에서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려 스스로 독배를 마시는 어리석은 행동들을 해서는 정말 안된다. 결코 쉬쉬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업계의 단결된 노력으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자는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업계의 단결과 상생을 위한 화합이 필요한 시기이다. 언론들도 이런 점을 이해하고 함께 협조를 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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