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 끝냈다"

▲ 정이기 컨공단 이사장
“광양항이 지금 당장은 물동량 유치로 애를 먹고 있지만 언젠가는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항만이 될 것입니다.”

지난 2005년 광양항으로 이전한 지 2년반만에 월드마린센터에 새로 터를 잡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정이기 이사장의 목소리에는 광양항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했다.

9월 10일 STC-KOREA 개교식 취재차 광양항을 찾은 해운통합기자단을 반갑게 맞은 정이기 이사장은 기자단을 보자마자 직무실 한 켠에 걸려있는 그림 앞으로 데리고 갔다.

“과거 하포만이라 불렸던 광양항을 여러 문헌을 참조해 그린 그림입니다. 하포만은 옛부터 弘船出海之地라 해서 큰배가 바다로 뻗어 나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전해져 옵니다. 우연인지 몰라도 이 하포만에 컨테이너터미널이 들어섰고 그 중심에 돛을 단 배모양의 월드마린센터가 세워졌으니 이제 광양항이 세계의 바다로 뻗어 나갈 준비를 마친 셈입니다”

월드마린센터와 최첨단 시설을 갖춘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 3-1단계가 완공됐고 59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배후부지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세계적인 물류교육전문기관인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 한국분교가 광양에 문을 열었으니 광양항이 세계적인 컨테이너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광양항의 미래에 대해 정이기 이사장이 확신을 갖는 이유는 이 것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임직원에 대한 믿음이다.

“1990년 4월 설립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20위에도 들지 못했던 부산항을 세계 3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또 2004년 태풍 매미로 컨테이너 크레인이 파괴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부산항을 단 6개월만에 정상화시켜 놓았습니다. 컨부두공단 임직원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으면 결코 이룰 수 없었던 일입니다. 이제 부산항에서 이루었던 신화를 광양항에서도 시작하려합니다. 컨부두공단 임직원의 노력과 열정이 있기에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다음은 정이기 이사장과 통합기자단이 나눈 이야기를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임직원의 열정으로 광양항 새역사 쓸 것"

-광양항의 미래를 말씀하셨는데 당장의 물동량 창출이 시급하지 않나?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광양항 컨테이너터미널은 1998년 1단계 터미널이 개장한 이후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해왔다. 그러나 기대만큼 광양항의 성장이 더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물동량 증가율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어려운 고비라고 할 수 있다. 광양항이 고전하고 있는 것은 배후산업기반이 약하기 때문인데 우리나라 주요 산업들은 대부분 수도권, 부산·영남지역에 치우쳐 있어 화물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최근 광양항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이나 레진, 후판제품, LME 등이 컨테이너화되고 있고 향후 배후물류부지, 율촌산단 등 인근 산업단지가 개발되고 있어 광양항의 물동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광양항으로 이전해와서 외롭게 지냈는데 요즘들어 배후부지 입주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광양항의 상황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오는 10월에 배후물류단지 마지막 15만평을 공모하는데 벌써부터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희망하고 있어 상당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동량 창출을 위한 배후물류단지 개발이 착착 진행되고 있고 이번에 3-1단계 터미널까지 개장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대형 선사 유치에 나서려고 한다.

-화물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는가?
=올해 상반기 광양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대비 2% 감소했다. 지난해 물동량이 크게 증가해 상대적으로 감소로 돌아선 이유도 크지만 현 상황이 광양항의 고비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래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시키려고 한다. 아직도 광양항의 인지도가 낮아 강력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광양항의 이점을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개최한 ‘광양항 화물유치를 위한 전사적 마케팅 강화 결의대회’도 마케팅 강화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 그동안 광양항 마케팅 활동에는 담당직원들만 참여했지만 이제 전직원이 나서서 선사와 대형하주를 직접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광양항 이용을 독려하는 마케팅활동을 연말까지 집중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9월 6일 개최한 광양항 3-1단계 준공식도 마케팅과 연계하려고 노력했다. 과거와 같은 단순한 준공식이 아니라 외국선사들과 국제항만협회(IAPH) 사무총장을 초청해 그동안 변화, 발전한 광양항의 모습을 보여주고 이용을 당부하는 마케팅행사의 일환으로 활용했다. 앞으로 광양항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국내외 큰 행사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미 11월에 동북아항만국장회의와 전국상공회의소대회를 유치했다.

-3-1단계 개장됐는데 선석조정 문제는 마무리가 됐는가?
=선석 조정문제는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어 올해 안으로 조정이 완료될 것이다. 선석 조정문제는 광양항 1단계부두와 부산항 감만부두가 1개 운영사가 1선석씩 운영하면서 운영효율이 낮아 1개 운영사가  2선석 이상 다선석을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돼 왔다.

부산항은 이미 선석조정이 마무리됐으나 광양항은 1단계 운영사인 대한통운이 3-1단계 운영사로 선정돼 1단계 터미널을 반납하면서 선석 조정이 다소 늦어지게 됐다. 이제 곧 선석조정이 완료되면 광양항도 GICT, 허치슨, 동부건설, KIT, 대한통운 등의 운영사들이 2선석 이상 다선석을 운영하게돼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물을 유치해야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지형적인 여건과 특색에 잘 어울리는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34선석이 계획돼 있는데 아직 율촌산단지역의 컨테이너터미널을 어떻게 개발할지 항만기본계획상 확정이 안돼 있다. 컨테이너 터미널을 포함해 광양항이 다양한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고부가치항만으로 개발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STC-KOREA가 개교했는데 광양항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STC-KOREA는 광양항 최초의 항만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 유럽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해운항만인력양성기관인 STC가 광양항에 한국분교를 개교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우수한 인재들이 양성돼 우선적으로 광양항에 공급될 것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 해운항만인력의 수준을 한단계 레벨업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STC코리아는 국내 인력양성뿐만 아니라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의 해운항만 인력들을 광양에서 교육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광양항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컨부두공단의 PA전환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항만공사체제 도입은 어차피 항만정책의 변화이니까 광양항도 언젠가는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만공사체제는 항만운영을 국영에서 민영으로 전환해 생산성을 제고하자는 취지에서 도입이 됐는데 기본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되는 항만들은 항만공사체제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다. 광양항이 언제 항만공사 체제로 전환할 것인지는 여러 가지 여건을 감안해 해양수산부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항만공사체제는 장점이 많이 있다. 기업적 마인드가 도입돼 운영됨에 따라 수익적 측면에서 고부가가치항만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많이 조성할 수 있고 항만공사에 지자체가 참여함으로써 항만행정과 도시행정이 조화를 이루어 항만을 Glocalization의 핵심시설로 발전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항만공사체제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별로 항만공사체제가 도입돼 항만개발에 정치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 일본의 경우처럼 난개발이 이루어져 국제경쟁력이 저하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작용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해양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 전체적인 시각에서 항만개발과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리더쉽을 발휘해 각 항만공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줄여줘야 항만공사체제가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으로 일 한지도 벌써 4년이 다됐다. 그동안 열심히 일해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컨테이너부두공단이 지난 1990년 4월에 부산에서 설립돼 그동안 많은 역할을 했다. 세계 20위도 오르지 못했던 부산항을 세계 3위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올려놨고 태풍매미로 컨테이너 크레인 파손되면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부산항을 단 6개월만에 정상화시키기도 했다. 정부의 도움이 크기는 했지만 컨테이너부두공단 임직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2004년 1월 16일 부산항만공사가 발족하면서 컨부두공단은 14년간의 부산항 시대를 접고 광양항으로 이전했다. 컨부두공단은 부산항에서 세계 컨테이너 항만 3위의 역사를 만들었듯이 광양항에서 새로운 신화를 쓸 것이다. 컨부두공단 임직원의 노력과 열정을 믿기에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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