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명품 벌크선사 만들겠다”

어느 새 크리스마스 시즌이 성큼 다가왔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시상식을 갖는 한국해운신문 ‘올해의 인물’ 시상식이 12월 24일(월)로 결정되면서 수상자들의 윤곽도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올해는 외항선사, 항만산업, 복합운송, 조선산업, 해운중개업, 여객선 부문 등에서 모두 6명의 ‘올해의 인물’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상을 받게 된다.

올해 외항선사 부문에서 ‘2007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사람은 STX팬오션의 이종철 사장이다. 11월 중순 열린 올해의 인물 선정 위원회에서 이종철 사장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탁월한 경영 성과를 거뒀으며 국내 증시 상장에도 성공하여 보다 튼튼한 경영 기반을 구축했다’는 이유로 만장일치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종철 사장으로부터 STX팬오션의 최근 현황과 해운시황에 대한 전망, 그리고 향후 회사 경영 방침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문>


  이종철 사장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STX팬오션이 안정적인 기반 속에서 고속 성장을 계속하고 있고 해운호황을 배경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추산에 의하면 STX팬오션은 2007년에 57억달러의 매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당기순이익도 5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예상이 맞는다면 매출은 전년대비 거의 80%가 늘어나고 순이익은 3배 이상이 늘어나는 셈이 된다.

  이런 고속 성장의 배경에는 영업맨 출신의 공격적인 경영자인 이종철 사장의 리더십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종철 사장은 이러한 성과가 임직원들이 일치 단결하여 노력한 결과이며 팬오션의 보수적인 면과 STX그룹의 다이나믹한 경영이 잘 조화된 때문이라며 겸손해 했다.

  "직원들의 사기가 아주 높습니다. STX그룹의 일원이 된 이후 고용이 안정되면서 안정적인 기반 속에서 각자 실력들을 잘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STX그룹으로 인수된 것이 참 잘 된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직원들도 자긍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통의 팬오션은 아주 보수적인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가 STX그룹의 다이나믹한 경영과 만나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STX팬오션은 지난 9월 21일 국내 증시에 상장하여 경영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이미 싱가포르에 상장한 바 있는 STX팬오션으로서는 한국 해운기업 최초로 국내외에서 동시에 상장한 회사가 되어 글로벌 컴퍼니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사실 STX팬오션은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는 회사였다. 법정관리를 받던 범양상선 시절에도 해외의 거래처들은 범양상선의 맨파워와 실력을 믿어줬기 때문에 흔들림이 없었고 이것이 법정관리를 졸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글로벌 쉬핑 컴퍼니로서, 훌륭한 인재들과 잘 정비된 조직과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벌크선사,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벌크 전문회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말을 들려주자 이종철 사장은 ‘아직은 갈길이 멀었다’고 했다.

  “전문경영인은 오너의 경영철학을 잘 받들어서 실천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제 꿈은 이 STX팬오션이 전문성과 경쟁력으로 무장하여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해운회사가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벌크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세계 1위의 회사,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명품 벌크선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다행히 제가 2004년 11월에 사장에 취임한 이후 해운호황을 배경으로 회사가 외형적인 성장과 함께 내실도 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해운 호황의 기회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좀더 공격적인 경영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종철 사장은 앞으로 경영전략은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지속 가능한 투자, 전체적으로 균형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계속하여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선대확보에 더욱 노력하여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는 벌크선부문과 비벌크선부문이 70대 30의 비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TX팬오션은 최근 2-3년동안 탱커부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왔다. 이 결과 2008년까지 모두 11척의 MR탱커가 늘어나게 됐으며 VLCC도 장기용선으로 4척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근 비벌크부문의 투자도 늘려 신규투자분의 50%를 비벌크부문으로 한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와함께 STX팬오션은 내년에 본사 위주의 영업형태를 벗어나 해외 거점인 6개 현지법인의 독립적인 오퍼레이션에 중점을 두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도 역시 균형적인 투자 확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종철 사장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충분한 자본을 추척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향후 해운시황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시황 전망을 족집게처럼 맞추어 유명하게 된 이 사장은 2012년까지의 장기호황설에 동의했다.

  “내년 이후의 해운시황, 특히 벌크선 시황은 중국의 고성장, 선박공급의 부족 등으로 호황세가 지속될 것입니다. 시장 외적인 요인인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요즈음 상당히  위축되어 있어서 일부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시황 상승에 어느정도 제한을 받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2009년까지는 지수 3000-4000을 넘는 호황이라는 것이 전문가 대부분의 의견이고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이종철 사장은 이럴 때 우리나라 국적선사들은 현실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성공을 거두어 한단계 도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3시간 등산하고 3시간은 술을 마실 정도’로 애주가인 이종철 사장의 건강 유지 비결은 매일 저녁 집 근처의 운동장을 1시간동안 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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