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물류산업전을 보고>

인천국제물류산업전 및 물류포럼이 지난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 동안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렸다. 국제물류전시회에는 120개사에서 420개부스를 운영하여 나름대로 성황을 이루었고,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참관인이 내방하여 상당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이 다수 연사로 나선 국제물류포럼도 12월 9일 송영길 인천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개막식을 가진데 이어, 12월 11일까지 3일동안 물류 분야 전반에 대해 많은 발표와 심도있는 토론을 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충실한 포럼이 되었다.

사실 이러한 전시회와 포럼은 여간한 끈기를 가지고 덤벼들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참가를 전제로 한 전시회와 포럼이라면 국제적인 지명도를 획득하기 전까지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인천국제물류산업전은 아직 시작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제약적인 요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인천 송도라는 지리적인 특성상 접근이 그리 쉽지 않은데다가 아직은 국제적인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로컬정부의 충분한 뒷받침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이러한 결과로 포럼에는 연사를 비롯한 몇몇 외국인 물류 관계자가 참가를 하지만, 전시회에는 외국기업은 물론 외국인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앞으로 이런 미비점을 보완해 나가지 않으면 그저 그런 인천지역의 잔치로 끝나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을 불러들일 특단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인천 송도지역은 서울 보다도 더 가깝고 친근하게 느낄 수도 있는 지역이다. 외국인 학교, 병원, 그리고 각종 국제업무 시설들이 계획대로만 들어서 준다면 인천공항에서 가까운 송도가 국제비지니스 허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마 이런 점에 착안하여 인천지역에서 국제물류 전시회와 물류 포럼을 개최하는 것이겠지만, 아직은 모든 면에서 미흡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 물류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내의 유명 물류업체들조차 별로 참가하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외국기업 가운데는 디에이치엘 익스프레스 등 몇몇 대형업체가 참가하고 있고 한국기업 가운데는 대한통운, 현대중공업 등이 참가했지만 그 밖의 대형 물류업체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특히 국제물류를 담당하는 선사나 복합운송회사들의 참가는 거의 없는 형편이어서 아쉬움이 더 했다.

컨테이너선사나 카페리선사들 가운데 인천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회사는 부스 몇 개 정도는 만들어서 자사를 홍보할만도 한데 그렇게 하질 않았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이상하고 잘못 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하역회사를 비롯하여 항만 관련회사들의 참가도 아주 미미한 실정이서 역시 개선이 아쉽다.

이러한 현상은 국제물류포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중 가운데 선사 출신이나 해운업계 관계자들을 찾아보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이는 물론 서울지역의 경우 이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점과도 괘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자기 업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의 경우는 반나절의 세미나를 듣기 위해 아예 하루 정도의 시간을 내는 일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한 측면은 역시 해운업계에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류 관련 행사라고 하면 해운업계에서는 ‘국내 운송회사들의 행사’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국제물류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해운업체들임에도 불구하고 물류 관련행사는 해운회사 혹은 선사들과는 무관한 ‘남의 행사’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국토해양부의 기구표를 만들 때부터 잘 못 만든데 영향받은 바 크지만, 여하튼 해운업체들도 이러한 잘못된 생각을 시급히 바로 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외항선사들은 국제 복합운송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단순한 해상운송에만 의존해서는 선사들의 이익 창출이 어렵고 복합운송까지 효과적으로 연결했을 때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 최근 대형 외항선사들이 하나 둘 물류회사로의 변신을 꾀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천은 공항과 항만이 직접 만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물류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할 때, 적어도 인천지역이 중요한 기반인 해운 관련업체라면 인천국제물류산업전이나 국제물류 포럼에 참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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