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광양훼리 김중섭 사장

▲ 김중섭 광양훼리 사장
10년전 전통의 한일정기선사였던 장영해운이 무너지며 외항해운업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중섭 사장이 다음달 취항을 앞둔 광양-시모노세키간 카페리항로를 통해 해운업계에 다시 등장했다. 김 사장은 지난 10여년간 해운업계를 떠났던 것이 아니라 태림해운이라는 한일 수산물 전문운송선사를 만들어 한일항로 서비스를 지속해왔었다며 카페리항로를 통해 외항해운업계에 재 등장했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손사례를 쳤다.

태림해운까지 합하면 한일항로에서 근 35년째 잔뼈가 굵은 김중섭 사장에게 광양-시모노세키간 카페리항로는 새로운 도전이다. 카페리항로 개설을 준비하며 많이 배우고 있다는 김 사장은 광양훼리의 성공적인 취항을 위해 서울, 광양, 부산 등을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호남권 최초의 대일 여객항로를 연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항로개설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중섭 사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일간 카페리항로를 개설한 계기는?
=저는 1975년 한일 정기선사였던 장영해운에 입사하고 2001년 장영해운을 떠날때까지 20여년간 외항해운업계에서 일했고 이후 한일간 수산물 전문운송선사인 태림해운을 설립해 운영해왔다. 그래서 한일항로에 대해서는 나름 자신감을 갖고 있는데 카페리사업은 이번이 처음이라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다.

광양-일본 간 카페리항로 개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지난해 6월쯤 일본 야마구치현의 지역신문 편집국장을 하고 있는 한 지인을 통해서 이 사실을 전해듣고 사업성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된 계기다.

광양훼리는 호남권에서 처음 개설되는 대일 여객항로라며 전남도, 광양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등 많은 관계기간들에서 도움을 주고 있고 언론에서도 적극 지원을 해줘서 항로 개설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저를 비롯한 광양훼리 전임직원은 호남권 첫 대일 여객항로를 연다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항로개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증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5월 18일 자본금 5억원으로 광양훼리㈜를 설립했다. 이후 1차 증자로 자본금이 10억원으로 늘었고 2차 증자를 진행해 15억원까지 자본금이 확대됐다. 현재 3차 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데 다음달 중순 증자가 완료되면 30억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증자가 완전히 마무리되면 한일 여객선사중에서는 최초로 한국과 일본이 50대 50으로 지분을 참여하는 한일 합작선사가 될 것이다.

-화물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렇다. 여객은 단시간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화물은 그렇지 않다. 화물이 안정적으로 받쳐주어야 항로가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다. 우리가 선적할 수 있는 화물은 우선 호남지역에서 일본으로 수출되는 파프리카, 방울토마토 등 신선 농산물이다. 이미 한국원예조합과 MOU를 체결해 다음달 취항부터 바로 화물을 선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번째는 중국에서 인천, 평택, 군산 등으로 들여와 육상운송을 거쳐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환적화물이다. 이 화물들은 육상운송만 4~5시간이 소요되는데 내년초 광양-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1~3시간이내에 광양항에서 처리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포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광양 포스코에서 생산돼 일본 모지, 고쿠라, 와카마스 등 일본 관문지역으로 연간 15만톤 정도 수출되는 철코일이 주요 타겟 화물이다. 이중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유치하려는 화물은 긴급재라고 해서 300~500톤씩 연간 약 3000~5000톤 정도되는 화물이다. 이들 긴급재는 현재 육상운송을 통해 부산항에서 부정기적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포스코와 이 화물을 광양훼리에 싣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포스코 물량은 안정적인 화물 확보는 물론 인바운드 화물 확보를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유치해야만 하는 화물이다. 그동안 관문지역에 한국 여객선사들이 4차례에 걸쳐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일본 하주들의 한국선사들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의 물량을 광양훼리가 고정적으로 선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일본 하주들도 움직일 것이다.

이와 함께 일본 인바운드 화물 창출을 위해 지난 11월말 일본 시모노세키에 광양훼리와 일본측 투자자들의 합작 법인인 션샤인페리(Sunshine Ferry co.,Ltd)를 설립해 일본 총대리점으로 지정했고 일본의 포워딩 전문회사인 Santoh Inc를 화물대리점으로 지정, 일본내 화물영업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다.

-여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호남권에서 일본으로 나가는 대일본 관광객이 연간 30만명 정도되는데 이중 일부만 우리 고객으로 돌려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호남권에서 일본으로 나가는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내년초 광양-전주, 광양-목포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관광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광양항이 남해, 하동, 진주, 사천 등 경남 서부권과 매우 근접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관광객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고 있고 이 지역 지자체들도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2년 개최되는 여수세계박람회와 세계정원박람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순신대교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어 일본 인바운드 관광객 유치도 앞으로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취항전까지 풀어야할 문제가 아직도 많은데?
=일본 측 기항지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시모노세키항 시설 부족으로 월, 수, 금 입항중 수요일 입항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아 현재 수요일 항차만 기항지를 인근 모지항이나 카라츠항 등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모지항은 시모노세키항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항비 등 지원이 거의 없고 카라츠항은 모지항보다 조금 덜어져 있어 화물 영업이 조금 문제가 되나 항비 등을 적극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해 고민을 하고 있다. 이 문제는 늦어도 이달 중으로 결론을 낼 것이다.

선박 개조나 터미널 문제는 다음달 중순까지는 모두 마무리 지을 예정이어서 큰 걱정은 하고 있지 않다. 선박 개조는 현재 공정률 90%를 보이고 있어 늦어도 다음달 18일께 완공돼 시험운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양터미널 건설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약 20억원의 예산을 확보, 이미 착공해 들어갔는데 가건물 형태이므로 다음달 중순이면 충분히 완공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카페리는 초기 매몰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으로 우리도 앞으로 3년간 150억원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2년내 수익분기점을 맞추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있고 광양훼리 임직원들도 열심히 뛰고 있기 때문에 2년내 수익분기점을 맞추겠다는 목표는 반드시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중섭 광양훼리 대표이사 약력>
△1952년 부산출생 △1975년 명지대 국문학과 졸업, 동남해운(장영해운 전신) 입사 △1982년 장영해운 이사 △1984년 동진상선 상무이사, 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대학원 수료 △1994년 삼주항운 대표이사 △1999년 국제농어촌개발협력단 부회장 △2005년 태림해운 대표이사 △2010년 광양훼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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