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를 한글로 번역출판

▲ 이종석 사장
우리는 조선 태조대왕의 넷째 아드님인 회안대군(懷安大君)의 자손이다. 그런데 족보가 한문으로만 기록되어 한자를 깊이 수학하지 못하는 요즈음은 후손들이 조상의 빛나는 업적과 친족관계를 알기 어렵다. 더구나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이를 알려줄 의무는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회안대군의 17대손으로서 대군의 둘째 아드님인 창령군(昌寧君)의 후손이고 우리 창령군파의 파보는 무오년(1978)에 수보된 전 4권으로 되어있다. 이 파보를 쉽게 번역하여 새로 출판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우선 국립도서관에서 번역 선원보(璿源譜)를 찾아 우리 파보(波譜)와 비교하면서 선원보와 동일한 내용은 한글로 고치고 원문은 병기하였다.

다음으로 선원보 이후의 행적에 대하여는 한학자인 종친들을 찾아 번역을 의뢰했다. 서산 전주 이씨 회안대군파 대종회(大宗會) 도유사(都有司) 택구(宅求)씨, 유사 완구(完求)씨 등이 적극 협조하시어 수차에 걸쳐 번역문을 전달 받았으나 이 역시 반은 한문식 표기여서 현대 용어로 다시 번역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 교수와 족보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 근 3년 만에 나름대로 원고를 만들었다.

▲ 전주 이씨 회안대군 종친회 공로패
그다음 출판이 문제였다. 막대한 출판비도 문제려니와 출판주체(발행인)도 문제였다. 개인비용으로 출판하거나 개인명의로 족보를 출판할 경우 족보의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종친회에서 주관하여 출판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종친회에 원고를 기증하기로 했다. 전주 이씨 회안대군 종친회 재경종회 회장 이종렬(李鍾烈)씨에게 기증했다. 당시 본인이 종친회의 총무이사로 재임 중이었다.

종친회에서는 여러 번의 회의를 거쳐 족보 번역출간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의하고 공식적인 편집위원회를 구성하여 기증받은 원고를 재편집, 첨삭(添削)하고 최근의 선영, 유적지 등을 촬영, 수록하는 한편 인쇄비 모금을 시작했다. 종친들의 하나같은 열망으로 종친회에서 번역출간을 결의한 지 3년 7개월 만에 원고가 완성되었고 인쇄비도 확보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권위있는 족보 전문 출판사인 대전 오정동 소재 보전출판사(譜典出版社)와 출판 계약을 맺음으로써 한글로 번역된 『전주 이 씨 창령군 파보』가 1990년 9월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당시 회안대군 종친회 재경종회에서는 나에게 위와 같이 같은 공로패를 수여하였다.

『창령군 파보』는 구입을 희망하는 모든 종친에게 실제 출판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 1만원씩에 분질(책을 나누어줌) 되었다.

▲ 번역 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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