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침입자-해양쓰레기

우리는 분명 국경이 무의미한 지구촌에 살고 있다. 최근 들어 FTA가 추진됨으로써 관세장벽이 허물어지고, 미국의 신용 강등이 삽시간에 지구촌 경제를 강타하고 말았다.

지구地球는 표면적으로 보아 수구水球가 옳은지 모른다. 작은 지구촌, 아니 수구에 살다보니 좋은 점도 많지만 해결이 어려운 점도 적지 않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국경 없는 침입자 해양쓰레기’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수년전에 홍콩에서 미국으로 가던 컨테이너선에서 풍랑으로 컨테이너 하나가 태평양에 떨어 졌는데, 그 안에 있던 인형 약 3만여 개가 쏟아져 나온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인형들이 바다를 떠돌다가, 수년 후에, 남미, 북미, 북극해, 유럽 등 거의 전 세계 해안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해양쓰레기 또한 해류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남해안 및 서해안 해변 및 섬들에 엄청난 양의 쓰레기들이 떠내려 와 쌓였다는 뉴스가 귓전을 때려도 사람들은 남의 일이러니 하고 관심이 없다. 이 해양쓰레기들의 80% 가량은 육상에서 발생된다. 서울 및 경기도에서 발생되는 육상 쓰레기들은 홍수 시에 한강 및 임진강을 타고 내려와서 인천 앞바다에 쌓이게 되고, 이 때 남진하는 해류를 만나게 되면 해류를 따라 태안 및 전남 신안군 앞바다까지 떠내려가게 된다. 여기서 일부는 쿠루시오 해류를 타고 남해안 및 일본 서해안 해안으로 가기도 하고, 또 일부는 북서풍을 타고, 오키나와 및 대만, 중국 동부 해안 등으로 흘러간다.

반대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폴, 필리핀, 대만, 오키나와 및 중국 남부지역에서 버린 쓰레기들은 쿠루시오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남서해안 및 일본 서부해안 등에 쌓이게 된다. 또 일본에서 버린 쓰레기들은 해류를 타고 태평양에 쌓이게 되는데, 이는 ‘국경 없는 침입자‘ 해양쓰레기들의 이동 경로가 거의 국제 금융이나 국제 무역을 연상케 할 정도로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아시아 국가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셈이다.

이 쓰레기 대부분은 해안에 쌓이거나 아니면 태평양으로 흘러들어 가는데 태평양에는 방대한 지역에 걸쳐 무역풍과 편서풍이 불고, 쿠루시오 해류, 북태평양 해류, 북적위도 해류 및 캘리포니아 해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번 빠져 들어가면 빠져 나오기 힘든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기는데, 이를 ‘가이아’라 한다. 여기에 빨려 들어온 쓰레기들은 거대한 대륙을 이르는데 태평양에는 남한 면적의 6배나 되는 쓰레기 대륙이 떠다니고 있다.

남·북 대서양, 남·북 태평양, 인도양에 총 5개의 쓰레기 대륙이 떠나니고 있고, 이것들을 처리하는 비용분담 문제로 국가 간에 분쟁이 생겨 외교 문제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 문제보다 더욱 더 심각한 상황은 이런 유해 쓰레기들이 물에 떠다니다가 분해되면 미세 플랑크톤과 같은 사이즈로 잘게 쪼개지는데, 이를 플랑크톤으로 착각하고 수중 생물들이 먹게 되고, 이를 상위 포식자가 먹고, 최종적으로 먹이 사슬의 최상층에 있는 우리, 인간에게도 돌아오게 된다. 먼 바다에서 잡은 어류는 매우 깨끗할 것이라 생각을 하지만, 먼 바다에서 잡은 어류들조차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어서 인체에 축척되고 있으니 많은 해양학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지구 온난화 문제와 더불어 해양 생태계의 파괴 또한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에 처해 있다. 내가 광화문에서 버린 쓰레기를 북태평양의 어류들이 먹고, 하와이의 새들이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육상에서 아무렇게나 쓰레기들을 버리는 행위를 이제 우리 세대를 위할 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자제해야 할 때이다.

◆가이아(Gaia)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이름이다. 영국의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자기조절 기능을 갖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라는 뜻에서 지구 생태계를 가이아라 이름 붙였다.

◆(사)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국제간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국내최대 해양 N.G.O.로서 국내 연안 일대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본부는 많은 국민과 기업체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전화) 02-752-9641~2, 팩스 02-752-9643,  홈페이지 http://www.badasali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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