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의 공격 - 해양산성화

요즘 TV에서 마시는 식초를 광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시면 몸이 부드러워진다고 선전을 하는데, 우리 몸에 딱딱하게 굳어 있는 뼈가 어떻게 부드러워 진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최근 굴, 홍합, 꼬막 양식장에서 꼬막 등이 잘 자라지 않아서 어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곤 했는데, 이들 현상이 일견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원인에서 나오는 것이라니 놀랍다.

요즘 CO2 배출로 인하여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다고 하는데, 사실은 이 CO2가 비에 섞여서 바다로 흘러들고, 이 CO2가 원인이 되어 바다가 산성화가 된다. 이것도 지구 온난화 못지않게 매우 큰 환경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의 바다가 해양 생명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약한 알칼리상태인 PH 8.2 정도의 상태인데 비해, 산성화가 된 바다는 PH 7.6 정도까지 수치가 내려가게 된다. 바다의 산성화 문제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며, 우리 연안 해역도 평균 PH 7.6정도로 내려가 산성화를 나타내고 있다니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 수치가 별것이라 싶지만, 굴, 홍합 등과 같은 조개류 및 갑각류 생명체들은 바닷물에 녹아있는 탄산염(Co3)과 칼슘(Ca)를 흡수하여 골격과 껍질을 이루어야 하는데, 바다가 산성화가 되면서 수소이온이 증가하여 탄산염과 칼슘의 농도가 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하여 껍질이 얇아지거나 생식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원인으로 국내에서 조개류 양식장에서 폐사하여 발생하는 손실이 약 1,500여억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또 자연 종패가 생성되지 않아 인공으로 키운 종패를 바다에 뿌려 두는데, 이것마저도 생장이 잘 되지 않아 어민들은 이중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바다가 산성화 되면서 해양생명체들의 유전자도 바뀌고 있으며, 생식 기능이 떨어져서 번식이 줄고 있고, 후각 기능마저 저하되어 포식자가 다가와도 눈치 채고 도망을 가지 못해 쉽게 잡혀 먹게 된다. 이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먹이 사슬 교란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CO2를 줄일 수 없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미국의 어느 기업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바닷물과 결합시킨 뒤 건축 및 도로공사 등에 사용하는 공사용 자재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이 재료는 미국 건설협회에 인증까지 받았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나서 건설자재로 잘 팔리는데, 이것을 팔아 수익을 올리고, 또 탄소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이중 수익구조로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이 재료 1톤은 약 500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하는데, 전 세계에서 한해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약 320억톤 정도라고 하니 이산화탄소만 잘 포집하여 팔아도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도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국가인데,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국부창출은 물론 우리 자녀들에게 365일 내내 하루 세끼를 한우 반찬에 삼계탕에 산삼엑기스 등을 배불리 먹이고도 돈이 남아서 국민들한테 나눠줄 수 있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과거에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 물을 팔아서 돈을 벌었다고 하지만, 21세기 봉이 김선달은 CO2를 팔아 돈을 벌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마시는 식초 광고를 볼 때 마다 해양산성화를 떠올리기 십상이니,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이게 다 아는 게 병이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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