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소 독인가? 득인가?

오늘 집에서 잠시 업무를 보느라 스탠드를 켰는데, 갑자기 스탠드가 꺼져 버렸다. TV도 라디오도 컴퓨터도 켜지지 않았다. 요즘은 뭘 하던지 간에 북한 소행이라는 기사들이 언론에 쏟아지는 터라, 혹시 전쟁이라도 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공포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현대 산업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아마 ‘전기’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석유나 석탄이 필요하고 이것 때문에 중동에는 전쟁이 나고, 서로 죽고 죽이는 암투를 벌여야만 하는 것이다. 하늘이 내린 이 ‘악마의 눈물’을 구하기 위하여 우리는 매년 우리의 피와 눈물이 섞인 외화를 1,600억 달러가 넘게 외국에 지불하여야만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작년에 조선 산업이 471억불, 해운산업이 303억불을 획득하였다. 여기에 수산분야까지 합하면 약 800억불 정도를 바다에서 벌어들였는데, 이것의 두 배 이상을 에너지 수입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 산유국들에 대해서 배가 아프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개발연대에 전력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용대비 효율 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많이 지었었다. 그러나 최근에 후쿠시마 사태가 발생하여 일본 같은 대국도 거덜 나는 판이니, 원전도 결코 싼 에너지 아닌 것 같고, 태양열 발전을 하자니, 태양이 안 뜨는 날에는 답이 없고, 풍력을 하자니, 바람이 불다가 안 불다가 하여 이 또한 기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최근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대량의 에너지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조력 발전’이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가 현존하는 세계최대의 조력발전소이고, 이를 몇 배 이상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아산만, 가로림만, 인천만, 강화만 등에 건설될 수 있다니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독일은 갯벌산업에서 연간 5조9천억 원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세계 유수한 갯벌에 속하며, 외국의 갯벌은 대부분이 모래성분이 많은 미사토양이지만 유일하게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들은 모래 성분이 적고 유기물질이 많으며 폭이 5km이상으로 넓어 갯벌의 기능이 최고라고 한다.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1997년 자료에 따르면 갯벌의 생태적 가치는 전 지구생태계 가치의 5%에 해당하며, 갯벌의 면적은 지구생태계 면적의 0.3% 밖에 되지 않으나, 단위 면적당 생태계의 가치는 숲의 10배, 농경지에 100배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외에도 해일이나 침식으로부터 해안과 해안 생태계를 보호하는 완충지 역할을 하고, 육상에서 해상으로 흘러드는 오염물질들을 정화하며 관광, 수산물 채취 및 산소 공급 등 우리에게 경제적 가치로 헤아릴 수조차 없는 혜택을 준다.

우리가 갯벌을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을 할 때는 조력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갯벌의 경제적 가치가 이렇게 객관적 수치로 높게 드러난 상황이라면 갯벌의 손상이 불가피한 조력발전소를 무턱대고 짓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경우 썩은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둑을 터서 해수의 유출입을 보장하여야 하는데, 이왕 둑을 틀 바에 조력발전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궁여지책 속에서 설치된 것이라 신규로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 할 수 있다.

조력발전소 외에도 우리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자원으로 해저 광물자원들이 무진장 널려 있고, 그 중에 대표적인 자원이 울릉도 근방 해저에 대량으로 묻혀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인데 기술개발에 발벗고 나선다면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환경을 보전하면서 에너지 수입 비용 및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경제개발도 해야 하니, 뫼비우스의 띠도 아니고 정말로 힘들고, 어렵고, 복잡한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모든 상황에 적용될 수 있는, 쾌도난마식의 해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갯벌의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고 미래세대까지 배려한, 엄정한 타당성 검토를 거치고 국민 대다수가 치우침 없는 중지를 모은다면 해결 방법을 찿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어본다.

◆(사)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국제간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국내최대 해양 N.G.O.로서 국내 연안 일대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본부는 많은 국민과 기업체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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