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조정제 총재

해양은 인류에게 지구 최후의 축복이자 기회의 장이지만 다른 한편 지구촌의 대 재앙으로 귀착될 수도 없지 않다. 해양은 육상자원이 고갈되어 감에 따라 미래 녹색경제(Green Economy) 와 청색경제(Blue Economy)의 새로운 프런티어(New Frontier)이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기구(Institute for the Future)』의 타운센드(Anthony Townsend) 박사는 해양 기반의 경제를 Blue Economy라 지칭하고 앞으로 해양이 신성장의 대로(大路)가 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인류가 저지른 해양오염은 우리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해양의 표층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죽이고 동물성 플랑크톤이 번창하게 만들어 CO2를 더 많이 쏟아 내게 하고, 양산되는 CO2는 바다를 산성화 시켜 갑각류 및 조개류의 해양 생명체들의 성장을 더디게 하고 결국 죽게 만든다.

육상에서 흘러드는 각종 오염물은 바다에 흘러들어 부영양화 현상을 야기하고 적조(red tide)를 발생시킨다. 적조는 바다가 우리에게 보내는 마지막 레드카드(red card)이다.

우리 인류가 저지르고 있는 해양오염이 질과 양 양면에서 환경용량과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협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은 현세대의 개발활동이 미래세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으로 1987년 간행된 유엔 세계환경위원회의 보고서『우리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에서 체계적으로 정리되었고,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를 계기로 세계적인 공인을 받았다.

해양오염을 방지하고 통제하기위한 국제적 규약으로 전 세계에 적용되는 것은 유엔해양법,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 방지협약, 그리고 런던협약(London dumping convention) 등을 대표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육지에서 먼 해양의 오염은 아직 바로 재앙으로 현실화 되지는 않고 있지만 인류가 모여 사는 지역의 해역은 당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 북해, 발틱해, 지중해 등 특정 지역해의 환경보호를 위한 협약이 그 연안국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해역인 황해와 동중국해, 그리고 동해, 일본의 태평양연안 등을 포함하는 지역 해는 아직은 구속력 있는 협약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행이 유엔 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에 의한 지역 해 프로그램의 하나로 1994년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의 5개국이 공동으로 채택한 <북서태평양 보전 실천계획(NOWPAP)>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1999년 북경회의에서는 북서태평 방재지역활동센터(MERRAC)를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연구소에 설치키로 하였다.

현재는 캐나다와 미국 등이 참여하는 방향으로 조직 및 기능 확대의 길이 열려가고 있고, NOWPAP의 사무국을 놓고 한국을 위시해서 일본과 캐나다 등이 유치의사를 천명함으로써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NOWPAP은 당장 대형 유류 유출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에 시급한 상호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이 지역 해에서 ‘국경 없는 암살자’ 해양 쓰레기 문제를 놓고 국제 분쟁과 외교적 마찰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으니 이 문제 역시 화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구촌의 어머니 바다는 지금 해양쓰레기와 오염으로 중병을 앓고 있다. 북서태평양 수역의 해양 쓰레기 문제는 참으로 심각하다. 중국에서 버린 쓰레기는 우리나라의 서해안 해변, 특히 목포 앞바다의 아름다운 섬에 쌓이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버린 쓰레기는 쿠루시오 난류를 타고 우리나라 남해안 및 일본 해안에 까지 흘러들고 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일본 서해안과 대마도에 흉물스럽게 널브러져 있고, 일본이 버린 쓰레기는 하와이와 미국 서해안으로 흘러들어 일본의 자존심을 꺾어놓고 있다.

하와이에 쌓이는 해양쓰레기는 일본의 쓰레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더러 한국과 중국의 것도 발견된다니 지구는 그리 크고 넓지 않나보다. 이들 해양쓰레기는 태평양 가운데 큰 섬을 이루고 있는데 그 크기가 대한민국의 6배 정도 된다고 한다. 이런 해양 쓰레기 대륙(?)은 태평양 뿐 아니라 인도양 등 전 세계해양에 5개나 된다고 하니 이 어찌 예사 문제이겠는가.

NOWPAP의 우리나라 추진창구는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이원화되어있다. 국토해양부는 방재지역활동센터(MERRAC)의 유치 등 환경오염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고 농림수산식품부는 수산정책실을 중심으로 NOWPAP의 유엔 사무국을 유치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들 기능이 해양수산부 같이 하나의 통합된 부처에서 추진하였더라면 얼마나 효율적이었을까 큰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NOWPAP의 유엔 사무국이 우리나라에 유치되고 여기에 기이 유치된 방재지역활동센터를 더하여 해양쓰레기 등 해양오염 문제를 다루는 등 범태평양 유엔조직으로 확대 발전한다면 지역해역 해결의 전범으로 성장하고 유엔 환경계획을 적극 추진 실천하는 모태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아본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육상 기인의 중금속으로 오염된 쓰레기와 오염물질이 바다로 흘러들고, 그로 인해 수산자원이 고갈되고 있는데다가 잡히는 수산물마저 오염되어 우리 식단에 올라오니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되돌아오고 있으며, 한·중·일 간에 해양청소비용을 둘러싼 외교적 마찰까지 생기고 있으니, 신해양부를 만들어 이 문제를 전담케 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 아닐까.

단체소개
(사)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국제간 해양쓰레기 문제를 다루고 있는 국내최대 해양 N.G.O.로서 국내 연안 일대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니, 기업체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전화) 02-752-9641~2, 팩스 02-752-9643, 홈페이지 http://www.badasali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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