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선거와 해양부 부활 문제>

‘해양부’ 부활 바로 내년이 기회다

 

내년 새해 壬辰年은 용띠해인만큼 정치적으로 큰 인물이 몇 명쯤 출현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에서 우리는 정말 좋은 국가 지도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게 된다. 해운항만업계라고 다르지가 않다. 權府나 중앙정치 무대에 해운항만을 이해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등장하여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학수고대 하는 것이다.

해운항만업계는 사실 스스로도 잘 모르는 사이에 큰 기회를 맞았었다. 지금에 와서 전정권하의 해양수산부 시절을 되돌아보면 해운산업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성장을 했고, 해운항만업계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었다. 하지만 해양수산부 해체, 새 국토해양부 출범이라는 행정조직 대개편으로 출발한 현정부에서 해운항만산업은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고 할 수 있다. 때마침 해운시황도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바람에 관련업계는 무척이나 힘든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이런 때 뭔가 역할을 해줬더라면...’하는 가정법적인 상상을 해볼 때 더더욱 많은 아쉬움이 남는 요즈음이다. 위기에 몰린 해운기업들이 보다 용이하게 困境을 헤쳐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해양수산부가 있었다면 아마도 선박금융기관이 설립되었겠지 하는 생각에까지 다양한 상상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경인 아라뱃길이 제모습대로 궤도를 잡아갔을 것 같기도 하고, 한편에서는 해양레저부문이 엄청나게 발전해 나갔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상상과 가정을 하게 되면 정말로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해양부문을 건설부문에 흡수합병 당한 양상의 행정부 조직하에서 오늘의 현실은 너무나 외롭고 쓸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상당수 해운기업들은 경영난이 최고조에 달해 위기의 연속인데가 내년도의 해운시황 전망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니 해운업계는 그야말로 嚴冬雪寒이다. 그럼에도 정부당국이나 금융기관에서는 해운기업 회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생각은 아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아무도 봐주지 않는 외딴 곳에 뚝 떨어져 있는듯한 느낌인 것이다.

해운항만 관련업계가 ‘해양부’ 부활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해양수산부의 해체로 인해 관련산업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수산과 합쳐서 해양수산부를 다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해양부’만이라도 되살리자고 외치고 또 외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해양부 부활은 내년이 아주 좋은 기회이다. 총선과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번의 선거를 통해 해양부의 부활에 찬성하는 사람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함으로써 다시 해양부문의 정치세력화에 나서는 것이 한국해운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내년 4월 총선에 나가는 해운항만 관련 인사를 적극 지원함은 물론이요, 출마자들에게 해양부 부활 문제를 이슈화시켜 찬성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새해 정월 초하루부터 해양부 부활 이슈의 쟁점화에 온 해운항만업계가 들고 일어나야 할 것이다. 내년 12월에 열리는 대선에서도 해양부 부활을 공약하지 않는 후부는 낙선운동을 전개하고, 부활을 공약하는 후보를 적극 밀고 후원하여 당선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번 4월의 총선에는 이재균 전차관, 전정권의 청와대 인사수석 박남춘씨, 정유섭 케이엘넷 사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물론 해양부 부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중앙정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것은 해운항만업계의 당연한 책무라고 우리는 본다. 이들 뿐만 아니라 해양부 부활에 관심을 가질만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선별하여 우리가 적극적인 후원을 해야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해운항만업계의 소극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많은 해운항만 관련업체들이 해양부 부활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당장에 이를 위한 활동에 들어가는 것은 꺼려하고 있다. 그만큼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는 얘기다. 또한 일부는 해양부 부활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업계가 일치단결하여 해양부 부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다시 한 번 호소하고자 한다. 경제도 좋지 않고 기업들도 경영위기를 겪는 회사들이 많아서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젖먹던 힘이라도 다 짜내어 이 문제를 관철시켜야 한다. 그만큼 현재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고, 이런 것이 우리 해운항만의 발전에 커더란 이정표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좋은 기회란 여러번 오지를 않는다. 또한 해운산업은 시황 산업이다. 이런 어려운 때 확실한 터를 잡아 놓아야 종당에는 커더란 성장을 구가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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