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

개방의 물꼬를 트다

미얀마는 아시아가 아니었다. 그 동안 지구촌에서 철저하게 따돌림 받은 나라. 아직 버마라고 부르는 나라도 있다. 그 미얀마가 세계사에 다시 편입되고 있다. 미국의 구애와 영국의 전략적 접근, 일본의 이해관계 등이 서로 얽히면서 미얀마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태국 등 주변국의 기득권 고수 전략도 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미얀마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고, 에너지, 자원개발, 건설, 인프라 등에 대한 의견을 논의했다. 두 나라는 미얀마에 대한 유‧무상 원조 규모를 확대하고, 우리의 개발‧발전 경험을 공유키로 의견을 모았으며, 특히 에너지‧자원 개발 및 인프라 건설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 중반 이후부터 미얀마와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얀마 신정부의 대표적인 개발사업인 더웨이(Dawei) 심해항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도 조사단을 파견하여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항만 사업과 앞으로 추진될 사업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미얀마는 1988년 이후 군사정부를 탈피하고 신경제정책을 통해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 가운데, 2011년 신정부가 구성되어 본격적인 경제개발 및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12년 4월 아웅산수치 여사의 보궐선거 승리 및 서방과 관계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미얀마에는 정치적, 사회적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 대내외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미국과 EU는 1990년부터 대 미얀마 제재를 하여 왔으나, 최근 미얀마와의 적극적인 관계개선, 미얀마 개혁에 대한 강한지지, 국제기구의 미얀마 지원 허용 등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완화시키도록 결정하여 그동안 미얀마의 외국인 투자와 교역확대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 미얀마의 대외적 규제가 줄어들게 된다. 앞으로 대외환경의 개선 및 교역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네 번째다

이 같은 정치적 자유화, 경제 환경의 개혁 외에도 미얀마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최근 신외국인 투자법(Foreign Investment Law)을 개정했다.1) 이를 통해 외국인 투자기업에게 5년간 면세, 소득세, 관세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여 미얀마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투자 환경 변화와 최근 2년간 대폭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입어 미얀마 투자유치 금액은 승인기준 2009.4.~2010.3(330백만 달러) 대비 약 2010.4~2011.3(19,998 백만 달러)에 60배 이상2) 대폭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얀마 투자순위 4위(전체 비중의 8.1%)3)로 미얀마 외자유치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미얀마 수출입 순위는 2010년 수출국 중 7위(73.2백만 달러, 전체 비중의 1.1%), 수입국 중 4위(459.1백만 달러, 전체 비중의 4.8%)로 2005년 대비 각각 69.8%, 347.7% 증가하였다.

이렇듯 미얀마에 대한 급격한 외국인 투자확대와 우리나라의 시장 진출이 증가하는 것은 미얀마가 풍부한 농산물 및 광물자원4), 값싼 노동력,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와 아세안 등 인접한 거대소비시장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향후 발전가능성이 큰 나라이기 때문이다.

물류의 요충지로 뜬다

미얀마는 지정학적으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인도양과 아시아 내륙, 중동과 중국 서부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물류 요충지다. 중국, 인도, 태국 등 인근국가들은 아시아 시장개척과 수출상품 수송의 물류거점으로 미얀마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얀마에 새로운 운송루트를 개설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한편, 미얀마를 둘러싼 아세안 국가는 2015년부터 단일시장 창출을 위한 물류서비스 부문을 상호 협력키로 하였으며, 2013년까지 물류분야 자유화를 선언하여 아시아 10개국은 단일 공동체 물류시장이 형성되어 대규모 경제권이 형성될 예정이다. 미얀마 물류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미얀마는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를 위해 2011년 경제특구법(SEZ, Special Economic Zone)5)을 공표하여 다웨이(Dawei)를 경제특구6)로 지정하여 현재 대대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띨라와(Thilawa), 짜욱퓨(Kyaukphyu), 미야와디(태국 국경 무역지대, Myawaddy), 뮤즈(중국 국경 무역지대, Muse)도 추가로 지정할 예정이다. 특히 미얀마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다웨이 개발 프로젝트7) 개발사업이 완공되면 인도, 중동, 유럽, 아프리카 지역으로 직수송이 가능하게 된다.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운항이 가능하게 되어 수송시간 절약, 그에 따른 물류비용 절감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8) 현재 이러한 미얀마에 항만개발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및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어 향후 해운‧항만‧물류분야 개발이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아울러 미얀마의 미개발된 풍부한 자원과 연계하여 국내 기업들은 자원개발 및 물류분야에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미얀마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인프라 및 물류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동남아 진출의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이며, 새로운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시장이 팽창한다

현재 미얀마를 중심으로 인근의 중국, 태국 등의 국가들이 미얀마를 선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은 짜욱퓨 신항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25억 달러를 투입하여 대규모 항만을 개발하고, 중국 서남부 지역까지 연결하는 도로를 공사를 진행하고9) 있다. 태국은 다웨이(Dawei)심해항 프로젝트 개발에 86억 달러를 투입하고, 석유, 가스 등 자원개발에도 상당한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

이렇듯 인근 국가들의 공격적인 투자에는 국경 및 소비지 인근에 내륙물류기지(ICD, CY)등의 물류인프라 수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세안 10개국의 항만하역, 창고보관, 통관서비스 등의 물류시장이 개방되는 2013년에는 국경무역 채널을 통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국경무역을 중심으로 물류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외국자본의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미얀마 내수시장 네트워크를 위한 육상운수 사업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된다.

현지화 전략으로 가라

최근 KMI가 발간한 미얀마 물류시장 동향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미얀마는 해운‧항만 분야의 개발 계획 및 물류분야의 잠재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내수시장 및 수출입화물의 집결지인 양곤(Yangon)과 풍부한 천연가스를 보유한 중국의 전초기지인 짜욱퓨에 진출하는 것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두 지역의 진출 전략은 첫째 현지 기업과 컨소시엄으로 구성하여 현지 물류기업과 합작하여 진출하는 것이며, 둘째 현재 미얀마에 진출한 대우인터내셔널의 외국계 석유 및 천연자원 회사와 합작으로 투자 진출 한 사례처럼 화주와 동반 진출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현지 명의 확보 및 현지 파트너를 두어 진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초기 물량 확보 및 안정화된 사업을 진행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 진출 전략은 현지 기업과 M&A 또는 제휴‧협력을 통해 사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을 실행하는 것으로 이는 미얀마 문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석---

1) 새로 개정될 외국인투자법은 토지임대 및 임대료, 외환송금과 환전 등에 대한 혜택사항부문을 기존 외국인투자법에서 추가하여 내‧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토록 장려함
2) 미얀마 회계연도는 4월1일부터 이듬해 3월31일까지임
3) 한-아세안센터, 2011년 미얀마 투자설명회(2011), 2011년 10월 투자 승인기준으로 총 47건, 총금액 29억 3,886만 달러를 투자함
4) 미얀마의 대표적 외화가득원으로는 원유, 천연가스이며, 육상광구(석유의 경우 90%)와 해상광구에 매장되어 있으며, 천연가스는 델타지역 남주 해상가스전인 야다나(Yaddana)와 동남부 해상가스전인 예타군(Yetagun), 벵갈만의 산구(Sangu)지역이 주요 상업적인 생산 광구임
5) 미얀마는 제조업의 발전, 지역균형 개발, 외국인투자 유치 등을 위해 18개의 중소기업 중심 산업단지(IZ, Industrial Zone)와 특별개발지구(Special Development Region) 등을 개설‧운영 중임
6) 경제특구 내 투자 가능사업으로 운송, 무역, 저장 등의 물류관련 서비스 업종과 도로, 교량, 공항, 항만, 전력, 등의 인프라시설 건설업 등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계획임
7) 태국의 최대 건설사인 ITD(Italian-Thai Development)가 미얀마의 미얀마 항만청과 60년 기한 BOT사업 계약을 체결(2010.11.2)하여 향후 프로젝트 완료되면 아시아지역의 최대 산업단지 형성될 예정임
8) KMI국제물류위클리 138호 참조
9) 중국 치앙마이에서 미얀마와 인도를 연결하는 지역별 철도 허브 구축을 위해 인프라 개발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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