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경쟁력 확보 위해 정부 지원 필요하다”

상반기 중소조선사 수주성적이 14척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생존을 위해서는 탱커 영업에 집중하며 어려운 시기를 버텨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속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23일 공개한 ‘중소조선산업 2012년도 2분기 동향’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 세계 신조 수주량은 전년 대비 57.9% 감소한 877만cgt로 국내 조선업계는 331만cgt, 금액으로는 전체 51.3%인 140억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내 중소조선사는 전년 대비 88.2% 감소한 14만8000cgt 수주로 금액으로는 72.3% 감소한 7.1억 달러에 그쳤다. 성동조선해양이 수주한 가축운반선 10척을 제외하면 수주가 없었다고 해도 무방한 실적이다.

중소형선 시장에서는 벌크선 침체와 중소형 탱커 회복으로 요약됐다. 케이프사이즈 이하 중소 벌크선 수주량은 233만cgt로 전년 동기대비 45.9% 감소했다. 반면, 아프라막스 이하 중소 탱커는 상반기 104만cgt가 발주돼 전년 동기대비 10.7% 증가하며, 상선 중 유일한 수주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양 연구원은 절대 수주량이 아직 적은 수준이기에 본격적인 회복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세계 경기회복 여부에 따라 중소형 탱커는 가장 먼저 회복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형 컨테이너선 수주는 극심한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00teu급 이하는 상반기에 단 10척이 수주돼 전년 동기대비 64.3% 감소한 8만7000cgt에 그쳤다. 2000~4000teu급은 단 2척 발주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중국 조선소들이 수주했다.

양 연구원은 극심한 수주부진이 지속되면서 중소형선 수주에 있어서 국내 대형 조선사와 중소조선사가 경쟁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조선사의 이중고로, 전체 조선산업에서 중소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낮아져 올 1분기에는 5.1%에 불과했다.

국내 중소조선사 수주잔량은 6월 말 기준으로 307만cgt로, 전 분기말 대비 20.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주침체로 수주잔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수주잔량은 약 1.2년치 일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건조량은 전년 동기대비 6.5% 감소한 496만dwt로 집계됐다. 양 연구원은 2010년 수주분으로 벌크선 건조는 비교적 활발했지만, 최근 수주 부진으로 탱커 건조는 미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중소조선사들이 힘든 상반기를 보냈지만, 향후 전망은 썩 밝지 않다. 여전히 바닥인 신조선가와 운임지수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신조선가는 4만dwt급 PC탱커가 전분기 대비 3% 상승했지만, 벌크선은 0.7% 하락하며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BDI는 상반기 평균 942.8을 기록하며 최악의 시황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2분기에 계절적 영향으로 1165까지 상승했지만, 1000선을 하회한 날이 많았다. 또한 올해 벌크선 대량 인도가 예정돼 있어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 용선료도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중소탱커 WS는 2분기에 전분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9% 상승했지만, 물동량 증가가 낮아 시황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기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용선료는 대체로 전분기 대비 하락했지만, 소형탱커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소형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하반기에도 상선시장 회복 가능성이 보이지 않은 최악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양 연구원은 “중소조선사들이 하반기에 상반기 이상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조 발주 가뭄 속에서 대형 조선사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소형 탱커의 경우 중소조선사들도 비교적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나, 국내 대형조선소와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불리한 여건이라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중소 조선사들이 탱커 영업에 집중하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며 향후 시황회복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많은 수의 중소조선소들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데, 이러한 퇴출 규모는 국내 중소조선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할 때 과도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 조선산업에 있어서 중국의 독점적 지위를 막기 위해서는 생존해 있는 모든 조선소를 살려 향후 시장 회복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그린십 기술 등 시장의 규제와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내년부터 EEDI가 시행되고 2015년에는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데, 이에 대응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양 연구원은 강조했다. 국내 중소조선사들은 기존 기술인력이 이탈하는 등 기술개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중소조선연구원을 확충하는 방안 등을 통해 기술개발을 위한 국가적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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