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 기자간담회에서 오공균 회장, 협력체제 구축 강조

 “스마트 시대는 위기가 일상이다. 방심하면 도태되는 시대가 바야흐로 스마트 시대이다. 위기의 연속에서는 경쟁력을 강화하며 찾아올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아시아 해사업계가 현재의 위기를 해사 주도권을 장악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다경쟁을 지양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15일 부산 KR사옥에서 열린 한국선급(KR) 기자간담회에서 오공균 회장은 위기를 기회를 삼기 위한 해사업계 간 협력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해사산업 위기는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업계간 과당경쟁이 자초한 점도 있다는 것이다.

KR사옥 18층 VIP실에서 진행된 KR 기자간담회는 한국선급 오공균 회장, 김만응 신성장산업본부장, 전영길 기술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5회째를 맞는 SIMS 개최를 계기로 진행된 이번 기자간담회는 SIMS의 진행상황과 더불어 부산시대를 맞는 KR의 신성장동력 마련방안과 향후 중점적으로 노력한 부문에 대한 질의ㆍ응답이 이뤄졌다.

오공균 회장은 해사업계 불황 극복에 대해서 “내년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어려워진다는 것은 바닥을 친다는 희망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아시아가 마켓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복량과 해상보험시장에서 아시아권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시장 주도권은 유럽이 가지고 있는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시아권이 적극 대응하며 역할 강화에 나서야 하는데, 국내는 물론 아시아 해사업계와 선급, 정부가 힘을 합쳐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업계 위기를 자초한 과다경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IMS의 성과와 향후 발전 목표에 대해, 전영길 기술본부장은 “5회째를 맞는 SIMS는 해운ㆍ조선ㆍ해상보험ㆍ선박금융 등 해사 전 업계를 아우르는 국제 컨퍼런스로 성장했다”며 “SIMS를 통해 KR이 국내외 해사산업의 여론을 형성하고 기술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선도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만응 신성장산업본부장은 “해사업계에 그린십 열기가 불고 있다”며 “그린 테크놀러지의 공유와 소개의 장이 SIMS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린십 테크놀러지 기술공유를 통해 해사업계의 어려운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SIMS의 주안점을 묻는 질문에 전영길 기술본부장은 “금융위기 속에서 해사업계, 그 중에서도 한ㆍ중ㆍ일의 어려운 점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이자,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후협약과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향후 SIMS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오공균 회장은 “SIMS는 그동안 해사분야를 대표하는 한국에서 국제 컨퍼런스가 없다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목적에서 태동했다”며 “명실상부한 국제행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해외 학회와 연계 등을 통해 해외인사들의 참여가 많아지고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IMS를 금융위기 이전의 호경기 때 시작해 불황에 대비하는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SIMS가 국내의 척박한 컨퍼런스 문화 개선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R이 추진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소개와 질의ㆍ응답도 이어졌다. 김만응 본부장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환경 분야에 대한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풍력발전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국내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해양에너지 분야는 현재 기술개발 단계이지만, 이 분야에서 역량 강화에도 힘써, 조선기자재업계 발전에 도움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산업체에 도움이 되지 않은 R&D는 의미가 없다는 취지 아래, 조선ㆍ기자재업계에 힘이 되는 기술개발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 구축될 사이버연구소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프쇼어 분야는 세계 경쟁업체에 뒤떨어지는 기술력 보완을 위해 과감한 투자는 물론, M&A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본부장은 “해양플랜트 헐사이드의 경우 어느 정도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탑사이드 부문은 부족함이 많다”며 “전체를 다 아우르기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5년 내에는 결실을 맺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KR이 명실공이 5대 선급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오 회장은 오프쇼어 분야의 유망함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열악한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이 분야에 대한 연구인력 충원조차도 어려울 정도의 인력난이 가장 큰 문제다”며 “우수한 인재가 해양플랜트 분야에 뛰어들 수 있는 지원과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안목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KR의 사업다각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오 회장은 사업다각화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선급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임하며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 회장은 “KR이 세계 5대 선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선ㆍ해운업을 비롯한 해사업계의 도움이 필요하며, KR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자부심을 가지고 해사업계 발전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업계 간 협력을 통해 공존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하며, KR이 해사업계의 상생ㆍ협력을 위한 부싯돌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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