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양창호 교수

▲ 양창호 인천대 교수
상하이 해운거래소(SSE : Shanghai Shipping Exchange)가 새롭게 드라이 벌크 부문과 원유 부문의 운임지수를 발표했다. 11월 28일, 드라이 벌크 운임지수(CDFI : China Import Dry Bulk Freight Index) 및 VLCC 운임지수(CTFI : China Import Crude Oil Tanker Freight Index)의 공표를 시작했다. 중국은 전세계 30% 이상의 컨테이너화물을 처리하고,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중 6개 항만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컨테이너 운임에 한하여서는 세계적인 지표가 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SSE는 이미 컨테이너 부문의 운임지수인 SCFI를 발표해 왔다. 2010년 후반부터 시작된 컨테이너화물의 운임 파생상품은 주로 SSE의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지표가 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부정기선 부문에 진출하게 된 것도,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전 세계 철광석 해상물동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가 원자재 가격 변동의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며 중국의 경기변화와 건화물선 용선료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중국의 지난해 철광석 수입량은 6.8억톤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63%에 달했다. 최근에는 콩의 수입량도 급증하고 있어, 지난해에는 5,700만톤으로 세계 시장점유율은 62%였다. 중국은 올해도 철광석 수입량이 7.2억톤, 대두 수입량이 6,300만톤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드라이 벌크 시장은 중국에 의해 뒷받침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이 벌크선 운임부문에서도 런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에 위치한다는 이른 바 중화사상이 나올 법한 상황인 것이다.

중국은 상하이 항이 중국 최대항만으로 성장함에 따라 1996년 11월 중국 교통부와 상하이시가 공동으로 상하이 해운거래소를 설립해 해운 및 금융센터로써 런던과 싱가포르와 경쟁을 하고 있다. 이미 상하이 해운거래소는 발틱 해운거래소에서는 발표하지 않고 있는 컨테이너선 운임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 해운거래소가 발틱 해운거래소와 경쟁을 한다지만 부정기선 해운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 등이 모두 발틱 해운거래소의 지수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중국의 벌크화물 수요가 세계해운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자신들의 지수가 없기 때문에 운송 운임은 BDI에 의존해야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는 1744 년​​ 이후 26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해상 운송화물의 75%를 커버하는 발틱 해운거래소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SSE는 이 지수 작성이 BDI에 대항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고 있지만, BDI 자체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이 지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발틱운임지수에 대한 비난도 강해 지난 몇 년 동안 관계자로부터 의문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원래 케이프사이즈와 파나막스에서는 백홀(backhaul) 성약은 전무한데도, 매일 지표로 공표되는 것 등이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BDI는 Baltic Dry Index의 약자로, 영국 런던에 있는 발틱해운거래소(Baltic Exchange)가 매일 발표하는 드라이 벌크화물의 국제적인 부정기선 운임 지수를 의미한다. 케이프사이즈형, 파나막스 형, 핸디사이즈형 등 각 선형별 운임지수(BCI, BPI, BHI)의 산출에 사용되는 정기용선료의 평균으로 계산된다. 발틱 운임지수는 FFA(운임 선물거래)에서 투자자와 해운 관계자의 의사결정 기초가 되는 지수이며, 나아가 해운회사의 결산자료에 사용되고 있는 주요항로 평균 용선료의 구성요소가 되고 있다.

SSE 드라이 벌크 운임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항로는 정기용선(T/C) 3개 항로, 항해용선(V/C) 11개 항로 등 중국행 14개 항로이며, 패널 회사는 세 개 선형의 23개사이다. 패널회사에는 선박브로커회사 뿐 아니라 선사와 화주까지 포함되어 있다. 중국 국영선사인 COSCO도 포함되어 있고, 해외의 Fearnleys사와 ICAP사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비해 발틱 드라이벌크 운임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항로는 26개 항로가 포함되어 있으며, 패널회사는 선형별로 케이프사이즈 13사, 파나막스 21개, 수프라막스 15개, 핸디 사이즈 15사, 합하면 40여개사에 이른다. 그러나 모두 선박브로커 회사로만 구성되어 있다. 선주나 용선주에 비해 선박브로커 회사들은 비교적 중립적이라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즉 SSE의 운임지수 산출에는 시장의 변동에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선사의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 중립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서방의 선박브로커 회사들은 상하이 해운거래소의 운임지수 산출 자료가 독립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신뢰를 시장에 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국영선사에 유리한 지수를 만든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틱 해운거래소 관계자들은 이러한 시도에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발틱해운거래소가 공표하는 드라이 벌크 부문의 패널이기도 선박브로커 Banchero Costa사 등은 SSE 드라이 벌크 지수의 신뢰성에 회의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새로운 상하이 운임지수는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해운 파생상품시장을 분할하는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운파생상품의 거래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분할은 기존 발틱 해운거래소를 중심으로 한 거래기업들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금년 11월까지의 해운 파생상품거래와 FFA 거래는 각각 작년 동기 대비 53%, 9.3%씩 감소되었다.

또한 SSE와 발틱 운임지수간 큰 괴리를 보일 경우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지수이용 관계자들은 어느 쪽의 지수를 사용하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발표 첫날 자료만 보더라도 양자간에는 선형 및 항로별 운임이 약간의 괴리를 보이고 있다. 일본 해운신문의 시황분석자료를 보면 케이프사이즈의 태평양 라운드 용선료가 29일자로, 발틱이 하루 14,231달러인 반면, SSE는 하루 15,325달러이었고, 마찬가지로 파나막스도 8,142달러 대 8,293달러, 수프라막스도 8,504달러대 8,120달러 였다. 철광석 운임은 투바라오(Tubarao)/청도 간에 발틱이 톤당 20.631달러인 반면, SSE는 톤당 21.021달러로 상이하며, 뿐만 아니라 서호주/중국 사이에서도 8.564달러 대 8.638달러로 SSE가 발틱보다 다소 높게 지수가 책정되었다.

특히 SSE의 새로운 드라이 벌크 운임지수 산정 항로가 발틱 운임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항로와 거의 중복되고 있어, 점차 SSE 운임지수가 자리를 잡아갈수록 BDI와의 파생상품거래나 선물거래 기준 운임지수를 놓고 주도권 싸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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