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국제해양정보센터 설치 시급

▲ 海交社 洪性坤 대표
필자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이다. 당시 최빈국 수준인 祖國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선택한 것이 ‘해양수산’의 길이었다.

1963년, 東京水産大學에 재학 중에 어떤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이분이 바로 고려원양어업 주식회사(KWF) 李學朱(이학주) 사장이었다. 이학주사장은 원양어업을 개척하겠다는 큰 꿈을 나에게 얘기했고 이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과 파이프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시, 후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은 선진국인 일본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하고 기술을 배워서 선진국들을 따라가야만 하는 처지였다. 이학주 사장은 선진문물을 받아들이는 파이프 역할을 내게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필자는 감격하여 이 부탁을 받아들였고, 곧바로 그 일에 몰두하게 되었다.

당시 정부에서 운영하던 ‘한국수산개발공사’가 만년 적자 경영이었지만 고려원양어업(주)은 초년도부터 상당히 큰 이익을 올려 한국원양어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필자는 이런데 다소간 공헌을 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어업에는 당연한 얘기지만 선박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의 우리나라 조선기술은 빈약하여 주요한 도면은 모두 일본으로부터 가져와서 선박을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제1의 조선대국이 되었다. 이러한 사실에 프라이드를 갖는 것은 좋지만, 일부에서 지나치게 우쭐해 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물물을 먹을 때는 그것을 판 사람을 한번쯤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일류는 해양을 어업과 해운면에서 이용하고 활용하여 왔다. 그러나 금세기에 들어와서 해양의 성격이 단번에 확 변해버렸다. 해저자원과 에너지 측면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그야말로 海洋新時代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

최근들어 중국이 해양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새로운 해양가치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1860년에 620gt의 칸린마루(威臨丸)가 태평양을 횡단하여 미국에 처음으로 도착했다. 일본이 세계 유수의 해양국가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3년후인 1863년에 제26대왕인 고종이 즉위했기 때문에, 일본이 얼마나 빨리 해양에 진출했는가를 알 수 있다.

일본은 금세기의 신해양시대를 맞아 제2기 해양대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2007년에 해양기본법을 제정하여 해양에 관한 시책을 집중적,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총리대신을 본부장으로 하는 통합해양정책본부를 설치했다. 정책본부는 국가전략담당대신이 전담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 이것은 해양산업의 창조와 진흥이 일본의 중요한 국가전략 목표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일본의 해양기본법에 기초한 해양기본계획의 중요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해양광물, 에너지자원 : 석유,  천연가스, 메탄 하이드레이드, 코발트 리치 크러스트, 망간 레어 얼스, 해저열수광상(海底熱水鑛床)

2. 해양풍력 발전 등 재생가능 에너지

3. 해양산업의 진흥

FLNG, FPSO, ECO-ship, Wind Firm. 洋上 Logistic Hub. 일본은 이러한 항목을 실시하기 위해 우수한 조사연구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JAMSTEC(Japan Agency For Marine Earth Science and Technology)가 보유한 해저심부탐사선 5만 6752gr급 치큐(地球)호는 해저 7000m의 세계 최고 굴삭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유인잠수조사선 신카이(SHINKAI)호는 해저 6500m까지 잠수할 수가 있다. JAMSTEC은 이밖에도 8000톤급의 미라이(MIRAI)호를 비롯 7척의 대형해양조사선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기관인 JOGMEC(Japan Oil, Gas and Metals Natiional Corporation)은 자본금이 5029억엔(약 5.6조원)이고 지난해 지출예산이 1.8조엔(약 20조원)인 거대한 조직이다. 이 기구는 해양자원의 조사, 참사, 개발촉진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들에서 축적된 정보, 자료는 막대하지만 하나같이 중요한 자료이다. 일본주변 해역에서는 메탄 하이드레이드(Methan Hydrate)의 풍부한 매장량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것은 현재 일본이 소비하는 천연가스의 100년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년 3월에 이미 양상생산시험이 성공하여 곧 상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해양구조물(해양프랜트) 건조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기기류나 해저생산기기(SunSea Production System) 등은 모두 유럽과 미국에서 공급되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자원이 적은 편이다. 따라서 일본 이상의 열의와 노력을 가지고 해저자원 확보에 대처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가 예산규모와 기술면에서는 일본에 한참 뒤떨어져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한국의 원양어업은 뒤떨어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일본의 정보와 기술을 도입하였으며 그로 인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해양신시대인 현재, 신해양산업 창조와 진흥도 일본에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해양정보센터(가칭)’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곳에서는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중심으로 해저자원의 분포상황, 탐사, 굴삭, 산출생산에 관한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최근들어 한국의 기술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그 때문에 일본과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공동사업을 할 수 있을지 어떨지를 검토하는 단계에 까지 와있다. 해양개발사업은 국제규모로 전개된다. 양국이 종래의 경쟁관계로부터 협조관계로 전환한다면 국제무대에서 강력한 ‘그룹’이 될 것이다,

필자는 국제해양정보센터 설치야말로 한국해양산업 발전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인맥도 없고 밀어주는 사람도 없어서 이를 성공시키려면 험난한 길을 통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관계자 여러분께서 각별한 이해를 가지고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홍성곤 대표 약력>

△1941년 출생 △동경수산대학졸업 △부산수산대학 학생 초대 한일 교류 △재일동포 경제단체 부회장 △ 한일 해양포럼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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