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KMI 해양연구본부 전문연구원

▲ 김경신 KMI 해양연구본부 전문연구원
일본이 국경도서를 해양활동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0년 배타적 경제수역과 대륙붕의 기점이 되는 도서의 거점시설 정비와 저조선 보전을 위해「배타적 경제수역 및 대륙붕 보전과 이용 촉진을 위한 저조선 보전과 거점시설 정비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했다.

이 법은 배타적 경제수역과 대륙붕의 보전‧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특정도서를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미나미 토리시마(南鳥島)와 오키노 토리시마(沖ノ鳥島)가 그 대상이다. 일본은 특정도서를 천연자원개발과 해양재생에너지 기술 실용화, 해양환경 보전, 지구환경 관측과 연구 활동의 거점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정도서의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 항만 시설을 우선적으로 건설할 수 있도록 특례 규정도 마련하였다.

일본은 특정도서 가운데 먼저 미나미 토리시마 개발 구체화에 나섰다. 이 섬은 도쿄에서 약 1,950㎞ 떨어진 일본의 최동단에 위치한 국경도서로 면적은 부산의 동백섬에 해당하는 1.51㎢이다. 1933년에 민간이 철수하여 무인도가 된 이후, 현재는 기상청과 해상방위대, 항만 정비를 위한 국토교통성 직원 등 2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2012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160m의 계류시설 건설을 포함한 항만시설 정비 사업은 2015년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항공기과 함께 선박을 통해 본토로 부터의 접근성이 보다 용이하게 되어 해양활동의 거점 기반 구축이 마무리된다.

일본 해양정책연구본부와 국토교통성은 해양활동의 거점지인 미나미 토리시마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올 1월 산‧학‧관으로 구성된「해양관련 기술개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는 최근 두 차례 회의를 개최하여 특정도서의 기술개발에 관한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의 특징은 일본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도서에 대한 국가의 관리 강화 전략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도서를 활용과 보전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지난 해 발표된 제2차 해양기본계획(2013~2017)에서는 특히 국경도서와 배타적 경제수역 등의 거점 도서에 대한 이용과 활용 전략을 제시한 있다.

이번 실행방안에서 제시된 21개의 기술 주제는 육지로부터 떨어져 있는 도서의 공간 특성을 적절하게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바다 자원 활용 기술과 타 분야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도서에서 실증이 가능한 ‘도서 공간 활용 기술’로 특화했다. 해양온도차‧파력발전 등 해양재생가능 에너지 실증, 폐기물의 재활용‧재이용 실증, 부식방지 기술 실증, 심해 건설기계와 부유식 인공지반 설치, 산호초 보전‧증식과 조류 배양 등은 도서의 공간적 여건을 활용한 과제이다.

또한 이번 실행방안은 기술 개발을 통해 도서의 자급자족 기반을 구축하고 정주 기반을 강화한다는 장기 목표를 염두 해 둔 포석이다. 도서로 이동과 육지로부터 물자의 효율적인 지원을 위한 컨테이너 경량화 기술, 식량 자급자족 시스템 개발, 바이오매스 자원화, 도서 특화 물류시스템 개발 등은 그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기술 개발과 실증 시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에 따라 숙소와 통신 시설, 전력,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올 상반기 중에 21개 주제에 대한 민간 공모를 통해 내년에 본 사업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5개 본토를 제외한 6,847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도서국이다. 이 중 유인도서는 420개, 무인도서는 6,427개에 이르며 영토 관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도서의 관리와 이용 가치는 매우 높다. 이번 사업은 또 다른 특정도서인 오키노 토리시마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개발된 기술을 유인도서와 무인도서로 확대하여 정주 기반을 공고히 하고 해양영토 기점도서로의 지위도 확보하는 근거로 활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도 3,358개의 도서가 있으며, 이 중 무인도서는 2,876개에 이른다. 기점도서나 개발이 가능한 무인도서를 자원개발 거점 등 특수용도 도서로 지정하여 해양산업 발전과 도서의 자립적 생활환경 여건을 구축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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