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현 박사(Penb46@naver.com)
윤민현 박사(Penb46@naver.com)

악조건하에서도 지금까지 운임하락을 저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버팀목은 집단선복관리였으며 이는 통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개별선사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유동성 확보, 정부는 위기관리 차원에서 실용적인 정책지원에 나서야 한다.

1. 개관

사람은 멈춰있고 경제는 뒷걸음질 치고 있는 가운데 해운시장의 관심은 온통 팬데믹(팬데믹)의 충격, 생존을 위한 자구책과 대정부 SOS, 그리고 포스트 팬데믹에 이어 나타날 시장의 재편 동향에 쏠려 있다.

2003년 발생한 SARS는 3개월 동안 중국 GDP를 2~3% 감소시켰으며 연간 기준으로 1% 감소를 초래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체적인 경제적 파장을 예측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가 세계 경제에 초래할 예상 피해규모가 1,600억 달러(약 2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피해가 400억 달러에 달했던 SARS의 4배에 상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9·11 뉴욕 World Trade Center 테러, 2008~2009년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포함해서 그동안 글로벌 경제 환경에 중대한 위협이 발생할 때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 하락을 예상했지만 한 분기동안에 두 자리 숫자로 GDP가 급락하는 사태는 예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예외적인 상황이 현재 발생하고 있으며 목전에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고통의 실상이 국제기관과 전문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기기관(Steam engine)의 출현, 컨테이너화 등 해운 외적 요인에 의해 해운산업이 대변환(disruption)의 과정을 겪었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부상,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 무역전쟁, 중동지역에서 선박에 대한 무력행사 등은 21세기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해운 외적 요인들이다. 그럼에도 대변환은 사전에 예정된 어느 한계와 범위 안에서 일정기간 진행되다가 다시 소강상태로 전환됐고 그 과정에서 경제도 등락 현상을 보였다. 군사적 갈등 역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은 해소됐다. 이번 팬데믹도 예외일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이 나타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대변환을 예고하고 있다. 상황이 그렇다면 이제는 단기적 전망에서 벗어나 좀 더 장기적 안목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시장 동향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쓰나미가 정기, 부정기, Dry, Wet를 불문하고 전해운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해운에 미칠 수 있는 충격의 유형은 이미 다 가시화됐다. 이제는 그 충격의 강도(Severity)와 빈도(Frequency)의 문제다.

(1) 컨테이너선

상장선사 대부분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이 차례로 계수화 돼 공개되고 있다. 1분기 전기간을 평가하자면 시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별로 크지 않았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은 예년과 다름없는 평온한 기간이었고 2월은 중국 춘절 연휴와 함께 지역 감염과 조업 차질로 공급이 흔들리기 시작한 초기 단계였다. 3월은 지역 감염이 글로벌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공급과 수요 양측이 불안정해진 시기였다. 종합해보면 1분기는 Impact가 태동하기 시작한 시점으로 해운시장이 팬데믹의 영향권에 휩쓸려들기 시작한 시기는 3월 후반부터다. 해운시장이 Perfect storm의 정중앙에서 본격적인 난항(難航)에 돌입한 시기는 2분기부터였다.

전망 여하와 별개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운임률의 등락과 그 폭은 추락하는 수요에 맞춰 가장 빠른 시간내에 최적의 공급(선복) 균형을 이루어 내는가에 달려있다. 지금까지 3대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최적의 선복관리를 해왔으며 그 영향으로 운임의 하락을 방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물량이 연간 평균 10% 정도 하락하는 경우에도(Drewry 전망) 선사들이 흔들리지 않고 한 마음으로 선복 관리를 통해 운임률을 고수할 수 있을지 여부다.

2분기를 정점으로 해서 Lockdown의 완화와 함께 수요가 서서히 되살아 날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Blank sailing도 조금씩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었으나 6월 초에 들면서 3분기도 2분기 못지않은 Blank sailing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분기 동안 컨테이너 선사들은 비용절감(유가하락)과 공급 조절(capacity management)에 힘입어 운임 하락을 예방할 수 있었으나 본격적인 석유 감산이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비수기인 하한기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선사들의 실적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 탱커

공급과잉과 함께 21년내 최저 수준으로 유가가 하락했다. 3월초 유가는 바닥이었으며 6개월 후 장래유가(future price)보다 현저히 낮은 Contango 상황까지 나타났다. 1분기 탱커 시장은 잉여석유의 수송, 해상저유용 선박수요의 증가 등으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록했다. Teekay Tankers, Frontline, Euronav 등 탱커 주력선사들은 1분기에 1억680만~2억2500만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서면서 감산과 수송수요의 급락, 재고석유의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급락세로 돌아섰다.

전체 2800여척의 탱커중 7%(dwt기준) 정도가 해상저유용으로 사용중이며 전체 VLCC의 10%, 수에즈막스의 11%, 아프라막스의 9.5%가 해상저유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연간 32억톤의 원유와 제품수송에 동원되는 약 2800척의 탱커 선단은 해상저유용 동원에 힘입어 그나마 수요의 폭락사태를 조금씩 이겨나가고 있는 실정이다(Lloyds List Intelligence-May 28, 2020).

향후 관건은 경제둔화와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감소현상이 언제쯤 유턴할 것 인지다. Lockdown이 완화되고 각국의 부양패키지가 시행되면 언젠가는 소비가 되살아나겠지만 문제는 그 시기다. 수요 둔화와 감산이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기적 전망은 밝지 않은 것이 사실이나 다행히 현재 탱커 발주량은 1996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May 21, 2020). 위축된 수요가 반등할 경우 시장의 회복속도는 통상의 수준을 초과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둡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탱커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Frontline 등).

저유량이 소진되고 수요가 되살아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수명도 유한한 것이며 2억 배렐을 초과하는 저유량이 소진되는 것도 시간 문제다. 전문가들은 선복증가율이 현재 바닥수준이고 2023년이 되면 석유수요가 되살아날 것이기 때문에 다시 시장은 반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어둡지만 중기적으로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3) 드라이 벌크선

드라이 벌크선 부문은 브라질 철광석 광산 조업 단축으로 BDI가 계속 하락하는가 하면 곡물수확기가 남미지역에서 미국쪽으로 바뀌면서 곡물 시장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향 주요 화물이었던 대두 수출물량이 증가했지만 남미쪽 수확기가 끝나가면서 수출물량도 단기적 전망은 좋지 못하다.

최근 기니발 중국향 보크사이트 물량이 증가하면서 월간 31척의 케이프사이즈 선적이 이루어지면서 케이프사이즈 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분야 전문 브로커인 Braemar에 의하면 VLOC는 물론 개조된 VLOC까지 동원되고 있으며 3분기부터는 서아프리카 지역이 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단기적인 하락은 예상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서아프리카발 중국향 항로는 건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5천억 달러에 상당하는 부양 패키지에도 불구하고 올해 드라이 벌크선 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BIMCO는 곡물을 포함한 드라이 벌크 화물 전종목에서 하락세를, Int'l Energy Agency 역시 금년도 석탄 수요 감소가 8%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론, 홍콩 보안법을 둘러싼 미중간의 갈등 등으로 당초 드라이 벌크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산 대두를 포함해서 중국이 미국산 곡물과 소고기 수입 자체를 피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또 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요약하면 철광석, 곡물, 석탄 등 드라이 벌크선 시장의 핵심화물들이 연중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보면 단기간내 시장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Jun 3/4, 2020).

(4) 위기에 처한 자동차운송선사

금년도 판매량이 전년대비 21.8% 정도 감소하면서 선박 수요도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트럭뿐 아니라 건설용 중장비까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월초 현재 글로벌 PCC(Pure Car carrier), PCTC 선단 775척 가운데 1/4에 상당하는 약 200여척이 현재 계선 상태다(Clarkson Research). 금년 초 계선 선박 10여척에 비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용선료 역시 바닥에 머무르고 있고 주요 자동차 항만은 소비자의 급감으로 야적장은 이미 수용능력을 초과할 정도로 수입차의 적체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경우 자동차 취급항만의 취급물량은 전년대비 85% 이상 하락했다.

주요 자동차 운송선사로는 68척의 PCTC를 운항중인 MOL, NYK, 현대글로비스, 유코카캐리어스, Hoegh Autoliners, K Line, Grimaldi, Wallenius Wilhelmsen 등이 있다. NYK의 발표에 의하면 자사의 수송차량 대수는 4월부터 급격한 감소세로 바뀌었으며 연간 감소 폭은 5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자동차 수송전문사인 Wallenius Wilhelmsen의 경우 1분기 손실 규모가 2억8500만달러 달하며 2분기 자사의 수송물량은 5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까지 137척의 선단을 운영해오다가 120척으로 감척했고 그 과정에서 4척은 해체, 10척은 휴항상태다. 장기침체에 대비해 미국과 멕시코 현지 생산직의 절반 정도를 해고하는 등 비용절감에 노력중이다.

용선료 역시 폭락상태다. 6500ceu급 PCC 기준으로 현재 용선료는 일일 1만5천달러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일 2만~2만5천달러대를 유지해오다가 2016년 이후 수요 부진으로 2만달러 이하로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취약했던 시장이 이번 사태까지 겹치면서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진 것이다.

자동차운반선의 S&P는 이미 사라졌다. 현재 평균 선령 13세에 불과한 젊은 선대들이지만 가까운 시일내 획기적인 반등이 없는 한 대량 해체가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주요 자동차 운송항로는 과거 주간 단위 배선에서 현재는 월간 단위로 조정됐는가 하면 자동차 수요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자동차 운송사업은 사실상 멈춰 섰다고 할 정도다.

이러한 흐름이 PCTC 부문의 통합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으나 장기화될 경우 자금력이 취약한 선사들의 생존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프랑스 정부가 자국의 자동차 산업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80억 유로(88억달러)에 달하는 부양 패키지를 마련한 것과 관련 다른 국가들도 유사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지가 관건이다(May 28, 2020).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중이지만 신규수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가지 밝은 소식이라면 현재 건조중인 선박이 24척으로 전체 선단의 3.4%에 불과해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하면 회복속도는 타 부문에 비해 빠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제 수요가 되살아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May 22/25. 2020).

(5) 여전히 미흡한 선원 교대를 위한 국제공조

중국에서 코로나 지역감염이 빠른 속도로 확산중이던 2월 13일 IMO와 WHO는 공동으로 선박과 화물의 자유통항을 위한 입항절차와 수속의 완화(free practique)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래 여러 차례 유사한 청원들이 이어졌고 4월 12일에는 WHO, ILO, IMO 등 국제기구가 공동성명에도 진전이 없자 ICS, ITF, ITUC(International Trade Union Confederation)까지 가세하며 UN 사무총장에게 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정상적으로 선원교대가 이루어 질 경우 대략 약 10만명 정도가 매달 교체돼야 함에도 여러 가지 장애로 인해 현재 약 20만 명이 교대를 하지 못해 연장 근무 중으로 심신의 피로,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더 이상 지속될 경우 선원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선박의 안전과 대형 사고의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향수병 등으로 선원의 자살 혹은 자해행위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여기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도 정부 당국이 선원교대 그 자체에 대해 관심이 그렇게 크지 않을 뿐 아니라 Lockdown 완화에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단체와 선원노조 등이 UN 사무총장에게 사태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구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각국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양대 단체는 선원이 정해진 승선근무 기한을 마치는 대로 곧바로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선원교대 의정서(Crew change protocol)를 6월 15일부로 실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May 22, 2020) .

다음은 IMO, ILO, ICAO 등 UN 산하기구들이 원활한 선원교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각국정부에게 여행제한의 완화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의 요지다(UK P&I Circular 28/05/2020) :

"For humanitarian reasons, and the need to comply with international safety and employment regulations, crew changes cannot be postponed indefinitely. We are seeking the support of Governments to facilitate crew changes, operations essential to maintain the global cargo supply chains and operations related to humanitarian aid, medical and relief flights".

(6) 조선분야

향후 5년 동안에는 과거 5년과 대비할 때 선복증가율이 훨씬 둔화될 것이며 신규발주량이 50년래 최저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Lloyds List Intelligence). 즉 2020년도 선박 인도량은 감소할 것이며(팬데믹 영향) 중국의 2020년 수주계약도 338척으로 2001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선주들에 의한 발주 자제가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4년이 되면 다시 연간 발주량이 1134척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May 6, 2020).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은 곧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이어졌다. 싱가포르 조선소 SembMarine은 전체 인력 2만여명을 불과 850명만 남기는 96% 인력감축이라는 대대적인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실상 비즈니스의 전면중단에 준하는 조치라 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조선소인 Keppel Offshore & Marine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May 13. 2020).

환경요인으로 발주둔화 현상이 이미 시작된 마당에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조선업계는 향후 수연간 고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바꾸어 말해서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고 선박의 추진모델이 결정되면 그때부터 신규발주가 급격하게 증가해 제 2의 조선붐(boom)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문제는 그때까지 지속 될 수주 가뭄으로 인한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 내는가이다. 현재 3대 조선 Major인 한국, 중국, 일본의 조선소들 가운데 그때까지 지속가능 여부가 향후 조선시장의 구도를 좌우 할 것으로 보인다(May 21. 2020).

3. 심화되는 유동성 위기와 파장

(1) 컨테이너 선사들 Cashflow 위기 도래할 것

통상 아시아발 수출 상품의 무역조건은 FOB가 대부분으로 해송운임은 수입지 수하인(consignee)의 부담이다. 정상거래일 경우 운임은 도착지 인도시(delivery order 발행시) 지급하는 것이 보통이나 대부분의 선사가 1~3개월 정도 신용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3~4월 중순까지는 코로나19 이전의 선적분에 대한 운임이 결제될 것인 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본격적인 매출감소의 충격은 2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한 관행으로 터미널 역시 일정기간(grace periods) 신용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미지급으로 인한 분쟁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으나 그 시기 역시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들의 입장에서 인건비를 제외한 해운비용 중 지급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단기부채와 원리금 상환이며 그 다음이 항비, 연료비, 화물비 등 운항비다.

컨테이너 정기해운의 경우 운항비중 화물비(cargo expense)가 점하는 비중은 항로와 선박의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체의 75% 전후로 압도적일 뿐 아니라 항비 연료비와 달리 터미널에 지급해야 할 화물비 등은 지급이 지연될 경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2) 컨테이너 해운계 거액의 손실 가능성(SeaIntelligence)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금년도 물량이 10% 정도 감소해서 선사들의 매출 감소액 규모가 157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물량감소에 따른 비용절감을 반영하더라도 손실(profitability loss) 규모가 67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망대로 되더라도 컨테이너 업계는 2019년도에는 59억달러 이익 대비 2020년에 8억달러의 손실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이 추산은 현재의 운임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된다는 전제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선사들은 Blank sailing 등 운임 하락 방지를 위해 안간 힘을 쏟아왔지만 무제한 Blank sailing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선복 감축이 어느 한계점에 도달한 이후에도 물량이 계속 감소하면 결국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운임이 현 수준에서 5%만 하락해도 그로인한 손실규모는 8억달러에서 46억달러로 크게 확대된다.

만일 2009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물량감소와 운임하락이 겹치게 되면 운임률은 23%까지 하락해 2020년도 총 손실규모가 234억달러에 달 할 수도 있으며 이 규모는 지난 8년 동안 15대 대형 선사들이 벌어들인 총 수익(combined profit) 209억달러를 초과하게 된다. 8년 벌어서 한해에 다 쏟아 붓는 형국이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동향을 종합할 때 선사들의 Blank sailing 빈도도 거의 정점에 도달한 것 같다. 현 상황이 우려처럼 연말까지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때 해운시장 특히 컨테이너 해운분야에는 2009년 금융위기보다 더 강한 허리케인급 태풍이 내습(來襲)할지도 모른다(Apr. 6, 2020).

정부의 재정지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 창구가 국책은행이든 민간은행이든 불문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지침이 없는 한 어차피 지원(금융)은 금융논리와 원칙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며 그 경우 담보여력이나 상환능력이 취약한 중소 민간기업에 과연 실효적인 지원이 이루어 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Default 가능성 예고

다음은 Capital Link(2020년 4월 NY)에서 발표됐던 주요 인사들의 발표 요지다.

지금은 겨우 Global recession의 초기 단계다. ‘때가 되면 자동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다’라는 기대는 순진한 것이다(naive).

가장 우려되는 사태는 컨테이너시장에서 Big player가 유동성 위기로 끝나는 것이다(Stifel Financial Corp).

유럽의 한 선사만을 거론하기 이전에 굳이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절반(half a dozen) 정도가 재정적으로 매우 취약하다(Webber Research & Advisory).

현 팬데믹이 가까운 시일내에 진정되지 않으면 향후 3~6개월 후 Default 사태가 급증할 것이고 자산 매각, Sale & Lease Back이 증가할 것이며 매각가격은 실제 가격이 아니라 Seller의 위기정도에 따라 정해질 것임이다. 이미 대금상환 연기 요청이 들어오고 있으며 유동성 위기는 2008년 때 보다 더 심각해 질수 있다(Citi은행과 ICBC).

(4) S&P, 유럽 3사 등급 하향조정

신용평가 기관인 S&P는 금년도 Global GDP는 2.4% 감소할 것이며 미국 5.2%, 유로존 7.3%씩 감소해 이를 환산하면 금년 Global trade volume은 2019 대비 1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해운전문분석기관들이 대체적으로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는 10% 감소보다는 S&P의 전망이 더 부정적이다). S&P는 팬데믹 상황에 대처하는 선사들의 방식은 Blank sailing과 유가하락에 기대하는 정도여서 결국은 전체적으로 매출감소(15~20%)와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며 신용측면에도 부정적 파급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Maersk : 물량이 10~15% 감소에 대비 자본비 감축과 유동성 강화 전략을 취하고 부채상환에 유동성을 우선 사용할 것임을 밝혔다.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파그로이드 : 전체적으로 Competitive하며 신조 발주도 없다는 점을 들어 Cash flow 관리에 문제가 없을 것이며 현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CMA CGM : 최근 터미널 등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강화했음에도 Positive하게 보이지 않는 듯하다. 매출감소와 고정 운항비(전체 코스트의 30~40% 점유)가 일부 유가하락으로 상쇄되지만 수익력이 잠식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유동성차원에서 현재는 적정하지만 향후 불확실성에 따라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Apr 28, 2020).

S&P는 최소한 향후 수개월에 걸쳐 운송수요는 크게 위축될 것임을 강조하며 물량과 함께 매출도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선사들의 생존 문제가 거론될 것이며 비판여론이 있지만 정책지원 문제도 함께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시장 동향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해운회사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재정악화에 대비 비용절감과 함께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해운계 자체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한도를 초과했다는 인식하에 사태가 진정되기 까지 생존력을 지원하는 위기관리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금융 위기시에는 정책지원에 대해 찬반 의견이 정면 충돌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일부 유럽선사들의 반론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정책지원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상황이 장기화되면 다수의 선사들이 Cashflow 위기에 직면할 수 있으며, Default risk 증가와 함께 도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파장이 최소 3분기까지는 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부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Cashflow 압박→선박 등 자산매각→Default Risk 증가→채권단 관리/도산→합병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Too big to fail이 시사하는 것은 ‘대마불사’라기 보다는 규모가 크면 클수록 후폭풍을 감내해나가는 과정도 그만큼 더 혹독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확산이 어느 단계에서 언제 진정되는가이며 그 시기에 따라 시나리오가 전개되는 양상이나 속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 CMA CGM의 실적과 재정상황

고액의 부채를 유지한 상태에서 해운과 물류의 수직적 통합을 추진하다보니 회사의 재정상태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가 벼랑끝에 내몰렸던 금융위기 당시 부채 50억달러 비해 거의 4배에 가까운 현 부채 180억달러의 비중은 세간의 관심을 불러올 만하다.

회사의 선복량은 2016년 약 180만teu에서 2020년 270만teu로 급성장했다. 최근 3년에 걸친 대량의 선박 발주로 인한 부담, 저성장 시대에서 수익력 약화에 코로나19 파장이라는 3중고에 직면해 Rodolphe Saade 회장은 ‘Glass half full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라고 했다. 바꾸어 말해서 비관보다 낙관론을 갖고 임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가 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펴는 배경에는 고액의 부채가 회사의 진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외부의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Mar 8/9, 2020 & Alphaliner Issue-10 Mar 10, 2020).

(6) 재정부문의 예측(Financial Predictions)

해운분야별로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심한 곳은 컨테이너 정기해운이다. 소비감소로 인한 생산위축 현상이 상호 상승 작용을 하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되면 물량은, 성장은 고사하고 10% 정도 감소할 것이며 그로인한 간선항로 컨테이너 선사들의 한해 총 손실규모(Collective loss)가 234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Sea-Intelligence : 최악의 시나리오).

Top 12 선사들의 최근 8년에 걸쳐 달성한 총 이익규모(Combined operating profits)가 209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평균 26억달러/년) 최악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

Blank sailing 빈도만으로 볼 때 오션얼라이언스가 2M이나 THE Alliance 대비 코로나19에 의한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보이나 그럴만한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분석기관들의 의견이고 보면 오션얼라이언스가 별도 공격적인 운임정책(할인)을 펼치지 않았다면 향후 Blank Sailing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 5가지 가상 시나리오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의 크기, 종료 시점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지만 선복을 기준으로 전체의 85%를 지배하고 있는 상위 12대 선사를 대상으로 2019년 머스크가 작성한 ‘Volume and Rate sensitivity guideline’을 사용해 현 상태에서 2020년도 2~4분기까지 예상되는 5가지 시나리오를 가상으로 분석해본다.

시나리오 1 :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운임 하락없이 물량만 10% 감소

시나리오 2 : 시나리오 1 상황에 운임 5% 하락

시나리오 3 : 2002년 9~11&2009년 금융위기 시 하락폭의 평균치인 16% 하락

시나리오 4 : 시나리오 3중 운임 하락폭 23%시

시나리오 5 : 2008~2009년 금융위기시 실제하락 한 수준 26%를 적용시

2019년 실적은 59억달러 흑자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할 때, 시나리오 1 : -8억달러, 시나리오 2 : -53억달러, 시나리오 3 : -184억달러, 시나리오 4 : -217억 달러이며 최악의 경우인 시나리오 5시에는 –234억 달러이다. 최근 8연간의 통합 Operating profit인 209억달러를 초과하는 문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다. Key는 물량감소 10%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운임률의 하락 정도는 선사들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 각자의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시나리오 1~2 사이 정도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면 그래도 선방한 편에 속할 것 같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와중에 한 전문분석기관이 2019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11대 컨테이너선사에 대한 진단결과를 내놓았다. 요지는 11개 선사(MSC는 제외)중 4개사(유럽 2, 아시아 2)는 비교적 건전한 재무구조로 위기에 처할 가능성(chance of bankruptcy)이 비교적 낮으나 나머지 7개사는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very high likelihood of potential bankruptcy)고 평가했고 앞서 4개사도 팬데믹이 장기화 될 경우 상황이 악화 될 수 있다고 첨언했다(Altman Z-score Result : Alphaliner Issue 15, 2020).

최근의 위기에 대한 전망과 별개로 수년전, OECD의 International Transport Forum(ITF)도 향후 글로벌 Carrier들이 통합을 거쳐 4개 전후의 Super carrier 체제로 재편될 것이며 생존하게 될 4개사에 COSCO는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해운계의 관심을 이끌었던 적이 있다.

4. 정책지원의 실태와 쟁점

(1) 해운시장 부양패키지 절실하다(BIMCO)

금년도 세계 GDP 성장률은 2009년 이래 최저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며 해상 물동량을 나타내는 GDP multiplier까지 최초로 0.5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2조 달러 부양패키지로는 한 달 정도 밖에 못 버틸 것이며 위기관리 패키지로는 턱 없이 부족할 것이다.

일명 EU의 ‘Maritime Guideline’이라고 칭하는 이 지침은 EU회원국 간의 합의 사항으로 국가의 안보방어 이외의 목적으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일체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프랑스의 한 대형선사가 아시아 조선소(한국)에 발주해둔 선박에 대해 자금난으로 인수가 어려워지자 해석자체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Commercial Defence’라는 명목으로 자국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했으나 덴마크, 독일, 스위스의 타 경쟁선사들의 반대로 정책지원이 무산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책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한 유럽의 선주단체(ECSA)와 선원을 대변하는 ITF가 정부로 하여금 위기에 처한 해운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Maritime Guideline의 신축적 운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관련국 정부가 업계와 협의중에 있지만 정책보조의 대전제인 ‘국방(defense purpose)’이라는 요건을 어떻게 코로나19 팬데믹과 연결시킬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정책보조라는 것은 국가 연금제, 실업보험등과 같은 사회보장제도에 근거한 정부측의 지원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위기의 기업을 구제하기 위한 재정지원을 의미한다. 2008년 당시 Maritime Guideline을 이유로 EU 회원국내 경쟁선사들의 반대로 일부 선가를 이미 납부한 선박을 포기해야 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EU 회원국 정부가 정책지원의 불가피성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Guideline’의 벽을 뛰어넘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2) 찬반양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책지원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부디친 것은 비록 Ferry 선사와 관련된 사안이지만 영국이 처음이다.

찬성의견은 “지금은 글로벌 위기상황이다. 개별능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기업은 물류공급체인 유지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만큼 사회도(정부)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외딴 도서항로에 대한 항로 보조가 그 좋은 예다” 등이다.

반대의견 “난관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정책보조는 공정경쟁을 헤치고 도덕적 해이를 초래한다. 경제위기는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가늠자다. 시장에서 창조적 파괴는 필요하고 불가피하다” 등이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유럽의 대형해운사와 Lloyds List까지 정책지원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정책지원이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Apr. 8, 2020).

‘경제순환론’으로 유명한 슘페터(Schumpeter)교수는 시장경제에서 경쟁을 통해 약자는 도퇴되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이른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이론을 강조한 사람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썰물이 지나가야 누가 맨몸으로 수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유럽 특히 선진해운국들이 중국과 한국의 조선, 해운산업에 대한 정책지원을 비판하면서 자주 인용하는 표현들이다.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창조적 파괴를 통한 시장의 재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Risk로 봐야 할지, 아니면 국가가 나서서 관리하지 않으면 안될 위기(Crisis)로 봐야 할지는 양론이 있을 것 같다.

(3) 한국의 정책지원에 대한 비판

정책지원과 관련해 외국선사들이 한국정부의 정책지원에 대해 비판에 나섰다. 정책지원에 반대하는 사유는 △시장을 왜곡한다(distortion) △불공정 경쟁을 조장한다 △불필요한 선박의 건조로 공급과잉을 부추긴다 △운임의 하락과 덤핑을 유발한다 △불황의 장기화를 초래한다 등이다.

정책지원을 간단히 흑백논리로 보기에는 복잡한 요인들이 있지만 불가피 하더라도 △공정성 문제가 보장되고 △정책지원은 매우 투명(more transparency)해야 하며 △정부의 통제(control)는 건전한 글로벌 지배구도의 틀(better framework of global governance)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Lloyds List 'State bailouts are useful, if you can get one' Apr. 24, 2020).

유럽해운계의 비판 : 대체적인 비판의 요지는 ‘정부가 주도한 인위적인 공급과잉(Maersk-Soren Skou)이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지 못한 선사를 연명시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쟁당국은 정책지원선사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MSC) 그들에 의한 운임덤핑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MSC President-Diego Aponte). 코로나19 팬데믹 상황하에서 정책지원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이태리의 가족경영Grimaldi Group)’ 등이다.

Alliance 별로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2M은 Maritime Guideline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직설적인 비판과 시정을 요구하며 경쟁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선사 공히 정책지원이 없는 가족경영 그룹이다.

THE Alliance는 비판을 자제하는 이면에는 정책지원의 간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즉 거액의 투자나 Ownership Risk 없이 타인 자본으로 ULCs를 대량 확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는 만큼 Pros & Cons을 고려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cean Alliance는 THE Alliance와 비슷한 입장이나 국영선사로 선복을 확충해나가고 있는 Cosco와 이미 정부 지급보증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CMA CGM의 입장에서 정책지원에 대해 언급할 처지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3대 얼라이언스 소속사 10개사(OOCL 포함)의 분위기는 정책지원하에 있는 2개선사를 제외하고 8개사의 기존 분위기는 정책지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실제 일부에서 정상금융, 주주(정부)에 의한 증자와 구제금융을 혼동해 많은 국가에서 선사에 대해 구제금융성 정책지원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EU 선사들은 각국이 합의한 Maritime Guideline에 의거 상업적 차원의 정책지원은 제도적으로 금지돼 있고 그외 주요 해운국에서도 수면하에서 우회적인 지원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공개적으로 구제금융성 정책지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이 한국의 조선산업 지원을 두고 WTO에 제소한 상태이지만 우리를 포함 어느 나라에서도 일본정부가 민간조선소에 정책지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 중국의 Cosco처럼 회사의 실체가 명실 공히 국영기업일 경우에는 주인이, 대주주가 자기회사에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는 정책지원이나 구제 금융과는 별개의 투자라 할 수 있어 이를 비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국의 정책지원에 대한 유럽 3사의 비판이 동시에 표출된 날은 HMM Algeciras호가 인도되는 4월 23일이었다. 유럽 3사뿐 아니라 Lloyds List에서도 HMM Algeciras호를 “The World's largest, and probably least needed, containership”으로 표현하며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신조발주를 자제하고 있는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공동노력에 부합하지 않는 것임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Apr. 23/24, 2020).

*다음호 계속(정책지원 전망, 시련과 도전, 주요기관의 대응 전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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