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업무 체계적 관리로 업체 난립 막아야”

부산 총회 코로나 여파 참가자 적어 아쉬워
물류전문 단과대학 설립해 인재 배출 계획

 원재철 회장
 원재철 회장

한 달 전에 열렸던 FIATA 부산 세계총회는 대체로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고 평가가 되고 있다. 세계 물류업계에 한국(부산)을 널리 알릴 수 있었고, 이번 행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정부당국, 부산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력도 인상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대회의 개최가 우리에게 남겨놓은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서 한국의 포워딩을 비롯한 전체 물류업계가 발전의 기반을 마련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이번 부산총회의 주최측의 일원으로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어 낸 한국국제물류협회의 원제철 회장을 만나 FIATA 부산 총회가 우리 물류업계에 남긴 과제는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만 할 것인지, 그리고 향후 국내의 포워딩을 비롯한 국제물류업체들이 어떻게 해야 비약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등등에 대해 직접 견해를 들어봤다. 그 내용을 문답식으로 간단히 정리해 본다.

-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이번 FIATA 부산총회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번 FIATA 부산 세계총회 테마는 ‘Uniting for Global Solution’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단절되었던 인적교류가 이번 총회를 계기로 활발히 전개되었고, 한국물류산업의 발전상과 잠재력을 확인하는 기회였으며, 우리나라 물류산업 도약을 위한 해답(솔루션)을 찾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2017년 말레이시아 총회에서 유치에 성공하고 개최를 준비한 5년의 시간은 물류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이며 국가 기간산업임을 재확인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전세계 참가자들의 극찬을 이끌어 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고찰의 시간’을 주제로 진행된 주제발표와 토론에서 지속가능한 교통과 운송을 복합운송과 디지털화를 통해 달성하자고 참가한 물류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번 2022 부산총회에는 전세계 60개국 2,600여명의 참석자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참가하였고, 정부기관, 연구기관, 물류관련 기관, 대학, 물류산업 종사자 등 전 분야의 참가자가 한데 모여 ‘물류올림픽’을 제대로 즐기고 경험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합니다.”

- FIATA 부산 총회가 끝났습니다만, 좀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우선 코로나 여파로 전세계 참가자가 예상보다 적었던 점입니다. 가장 가까운 중국의 경우 한국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 천명 이상이 참석하기로 약속했었지만 국경폐쇄 등으로 참가가 어려웠습니다. 또, 전체 산업 분야의 관심을 이끌어내지는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물류산업은 제조업과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물류기기, 물류서비스, 해양물류, 항공물류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과 단체들의 참여가 적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함께 취업박람회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아쉽게 진행이 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특히 아쉬웠던 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점과 해외 참석자가 예상보다 적어 비즈니스 기회가 줄어들었던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FIATA 부산 총회가 우리 포워딩업계에 남긴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세계 물류 종사자들과 관련 기관 및 협회가 한데 모여 다양한 회의와 토론, 비즈니스 네트워킹을 진행하며 산업에 대한 거대 담론을 논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다만 FIATA 총회의 유산을 이어나가 매년 물류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장’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또한 이번 총회를 통해 정부는 물류산업 발전을 더욱 고민하고 맞춤 정책개발을 위해 업계와 머리를 맞대야 했지만 이번 회의기간에 별도의 시간이 마련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향후 정부와 산업간 거리를 좁히는 기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 업계의 참여율이 높지 않아 비즈니스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점, FIATA 기술위원회(복합운송, 항공, 통관, 법률 등)에 참여하여 국제적 이슈와 트렌드, 국내 산업과의 비교 분석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앞으로 정부 차원에서 풀어야할 과제로 남았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국제물류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어나 국제적인 대형 물류업체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국제물류업체들의 영세성은 정부의 체계적 관리 부재와 난립한 업체수가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이 우리나라 물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실정에서 글로벌 물류기업의 탄생은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과거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에 2자 물류기업의 폐해를 고발하며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물류산업 발전 저해를 불러 온다고 지적하며 중소물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건의한 바 있습니다. 우리 국제물류기업들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정부의 재정적·정책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며, 두 번째로 세계적 물류트렌드를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기업활동에 적용시켜주는 지원 노력과 함께, 세 번째로 난립된 업체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과 등록업무의 전문기관 위탁 등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 국내 포워딩업체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국제물류협회 차원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나가실 생각이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우리 협회는 회원사를 비롯 국제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국제물류산업발전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출범했습니다. 이 위원회는 이종찬 자문위원장을 위시하여 이재희 단장과 산·학·연의 대표적 전문가로 구성되었고 세차례 포럼을 개최하여 물류산업 발전 방안과 정책제언을 지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제물류산업 발전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으며, 용역 결과에서 국제물류업의 산업화, 등록요건 및 관리체계 개선, 물류 관련 교육 의무화 등의 방안이 도출되었습니다. 이러한 산업 발전 방안을 정부(국토교통부, 관세청)에 제출하였고 법률개정을 통한 등록 요건 개선과 등록업무 위탁(국제물류협회에 위탁)을 건의한 바 있습니다.”

“또한 우리 협회가 지난 1980년대부터 실시하고 있는 국제물류 종사자 교육 및 취업 예정자 대상 교육을 보다 체계적이고 정규화하여 실시할 계획입니다. 물류산업 발전이 모든 산업 발전의 근간이 되며, 산업 발전은 종사자들의 전문 능력과 자질을 필요로 합니다. 유능한 전문 인력 배출이 국가산업 발전의 디딤돌이 되는 만큼 ‘물류 전문 단과대학’ 설립으로 인재를 배출하여 업체로 취업을 연계함으로써 물류업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와 함께 국제물류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여 업계가 원하는 전문 기능 부여와 무상 서비스 제공을 통해 업체 정보화와 전자상거래 활성화에도 앞장설 계획입니다. 특히 국토부에서 구축한 AIRCIS를 협회가 운영하여 유명무실해진 플랫폼을 이용자인 국제물류기업 수요를 적극 반영한 기능강화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성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저희 협회는 국제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국제물류 발전을 위해 노력 하시는 협회장님으로서 협회 회원사들에게 당부하거나 정부당국에 건의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번 기회에 부탁을 드립니다.

“지난 2017년 FIATA 세계총회 유치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 영상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상에서 총회의 성공개최 염원과 함께 물류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협회에서 개최한 포럼에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참석하여 물류산업 중요성에 걸맞는 정책 마련과 지원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저희 협회는 정부의 말뿐인 관심보다는 현실을 반영한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물류정책기본법이나 관세법을 개정하여 국제물류업을 산업화하고 물류산업을 전담할 수 있는 ‘물류청’을 신설하고 대통령실에 물류비서관을 두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등록절차와 요건을 개선하고 등록 업무를 전문단체인 국제물류협회에 위탁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모든 사업은 회원사와 국제물류 업계의 권익강화와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들입니다. 협회가 추진하는 사업들의 성공을 위해서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 및 아이디어 개진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는 협회가 될 것을 약속드리며 한국해운신문의 창간 3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원제철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환영리셉션에서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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