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리엔트스타로직스 유영종 회장

(좌측부터) 오리엔트스타로직스 유영종 회장, 엄태만 사장
(좌측부터) 오리엔트스타로직스 유영종 회장, 엄태만 사장

한진과 손잡고 부산 신항에 물류센터 개장
“OSL 네트워크 활용, ‘아시아 허브 GDC’로”

현재 국내에는 5천여개에 달하는 수많은 포워더가 존재하지만 자체 물류센터를 갖추는 등 일정 수준 이상 규모를 갖춘 포워더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포워더로 하여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게 해주고 화주가 포워더를 선택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하며, 뿐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사업진출을 위한 기반이 되기도 한다.

올해로 업력 19년에 빛나는 중견 포워더 기업 오리엔트스타로직스는 최근 국내 대표 종합물류기업인 한진과 손잡고 부산 신항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했다. 부산 신항의 최고 노른자로 꼽히는 서컨테이너부두 바로 인근에 위치한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센터(OHLC)’는 뛰어난 지리적 위치와 함께 오리엔트스타로직스의 20년 가까이 쌓아온 물류 네트워크, 그리고 한진의 물류센터 운영 노하우가 결합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리엔트스타로직스 유영종 회장은 이번 물류센터 확보가 창립 초기부터 꿈꿔온 숙원사업이었으며, OHLC가 오리엔트스타로직스를 명실상부 종합물류기업으로 거듭나게 하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아울러 향후 OHLC를 한중일을 잇는 아시아 허브 GDC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다음은 오리엔트스타로직스 유영종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부산 신항에 물류센터를 마련했다고 들었다.

=부산-제주 카페리 항로를 운항하는 물류기업 세주(SEJU)로부터 지난 3월 부산 신항만 지구에서 창고업 및 물류업을 영위하는 우량기업 세주DSJ의 지분 100%을 인수, 해당 창고를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센터(Orientstar Hanjin Logix Center, OHLC)’라는 이름으로 지난 4월 재개장했다.

총 면적은 창고 5천여평(1만 6711㎡), 야드 7000여평(1만 8810㎡) 등 총 1만 2천여평(3만 6720㎡)에 달하며, 여기에 기존에 있던 300평 정도의 천막창고에 약 5억원을 투자해 500평 1동을 추가 건설해 총 800평 가량의 천막창고를 운영 중에 있다.

OHLC는 신항 서컨테이너 부두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 상당히 메리트가 있으며, 뿐만 아니라 자체 건설사를 보유한 세주가 건설한 물류센터인 만큼 창고 내 기둥이 없는 최신 돔 형태라 효율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물류센터를 인수하게 된 배경과 의미는?

=그간 부산항에만 창고를 네 군데 정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었고, 그러한 와중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체 물류센터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에 상당히 좋은 기회에 매물이 나와 인수를 단행하게 됐다.

자체 물류센터 확보는 창립 이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하나의 숙원사업과도 다름이 없었다. 포워더로 출발했지만 결국 국제물류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히 ‘포트-투-포트(Port-to-Port)’가 아닌, 이제는 ‘도어-투-도어(Door-to-Door)’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물류센터 확보는 필수라고 생각해왔다.

또 한 가지는 국내 물류센터 운영 형태를 보면 전체의 약 30% 정도는 물류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창고 운영만 하는 식인데, 아무래도 물량을 가지고 있는 전문물류기업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생산성 측면에서나 여러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판단했다. 예컨대 OSL과 같이 글로벌 물류기업을 핸들링하는 경우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신용도나 평판 측면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자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굉장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종합물류기업 한진과 함께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리엔트스타한진로직스센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진과 OSL이 각각 5 대 5로 지분을 투자했다. 당초에는 OSL이 독자적으로 세주DSJ의 지분을 100% 인수하려 했었지만 인수 과정 중에 한진이 우리와 함께 투자하기를 희망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를 수락했다.

잘 아시다시피 제가 이 물류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된 곳도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이었고, 한진그룹과 조중훈 선대 회장님 덕분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내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인 한진이 가지고 있는 매니지먼트 및 관리 능력 등 물류 창고에 대한 노하우에 우리의 포워딩 네트워크가 결합한다면 고객의 가치 실현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발생할 것이라 판단했다.

-향후 OHLC의 운영계획은?

=현재 한진해운 출신이자 해양대 38기인 박동민 대표가 OHLC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 목표는 신항 네 곳의 임대 창고에 분산되어 있는 물량을 OHLC로 통합하는 것이지만, 이를 단시일 내에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또 현재 OHLC 자체 물량 만으로도 거의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천천히 시기를 조율하면서 진행하려고 한다.

또한 OHLC 자체적으로만 놓고 본다면 소위 ‘아시아 허브 GDC’의 개념으로 운영하려고 계획 중에 있다. 항만 배후단지의 경우 자체 수출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주변국의 물류를 가져와서 다시 전 세계로 내보내는 역할도 중요한데 그러한 가운데 OHLC가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OSL의 한중일 네트워크를 살려서 각국에 산재된 화물들을 한국으로 가져와서 재포장해 다시 해외로 운송한다던가, 또는 웨어하우스 개념으로 미국에서 화물을 가져와서 다시금 아시아 전역으로 운송한다던가 하는 소위 환적 플러스 재고 관리까지 합친 허브센터로 OHLC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결국 부산항을 글로벌 허브로 만드는 취지에도 부합하는 서비스 모델이고, 또 결국 이를 통해 더욱 많은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항만 인프라와 연계한 통합 물류 서비스 및 항만 물류센터에 기반한 수출입 풀필먼트 서비스 등 고객들에게 고품질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병행할 것이다. OLS의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가 ‘고객 요구사항에 대한 최초 1차 답변을 최소 3시간 이내 할 것’인데 이러한 고객 중심의 원칙을 더욱 발전시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숙원사업인 자체 물류센터 확보를 이루셨는데 향후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기회가 된다면 OHLC를 시작으로 제2, 제3의 자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OHLC 확보로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하긴 했지만 아직도 부산항에서 창고를 임대해서 쓰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체 물류센터를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가능하다면 부산항뿐만 아니라 인천항에도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물론 그것은 단순히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웨어하우스 비즈니스에 대한 검증된 고객의 니즈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일 것이다.

-최근 자회사인 스타오션라인이 중국 선사인 GFL의 한국 총대리점으로 선정됐는데 현재 운영 상황은?

=대형 물류기업을 비롯해 많은 화주들이 관심을 갖고 문의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에서 러시아 서부지역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는 유일한 직기항 노선이다보니 관심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총 3항차를 운항했는데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100teu 이상 화물을 실어 운송했다. 아무래도 신규 서비스 노선이다보니 화주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검증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을 한 바 있다. 이를 3개월 정도로 생각했는데 화주들의 관심이 높다보니 예상보다 빨리 노선이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창립할 당시부터 OSL을 100년 이상 가는 영속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고 결국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라는 로컬에서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네트워크 구축과 더불어 글로벌 원스톱 서비스 제공, 그리고 이에 걸맞는 글로벌한 마인드를 갖춘 인재 등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위해 노력했고, 이번에 자체 물류센터를 갖춤으로써 창립 당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어느 정도 기초적인 기반은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를 기반 삼아 향후 후배 임직원들이 명실상부 최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영속기업으로써 OSL을 더욱 더 발전 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현재 국내에 4~5천여개에 달하는 국제물류주선업체 난립이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운임 차액만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 대부분의 비즈니스 방식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결국 포워더에서 토탈 물류 서비스가 가능한 물류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길이고 그것이 또 고객에 대한 의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도 현행 자본금 3억원으로 국제운송주선업을 허가하는 방식을 조금 더 엄격히 관리하는 방식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일본의 경우 포워딩 업종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동종업계 3개사 이상의 추천 및 보증을 요구함으로써 무분별한 포워딩 창업을 억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인구 5천만에 포워더 수가 5천여개에 달하는데 일본은 전체 인구 수 1억 2천만명 대비 포워더 수는 300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포워더도 물론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국제 무역업무의 특성상 어떨 때는 한 나라를 대표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행처럼 무분별하게 업체가 난립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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